[사설] 멸종 가시권에 직면한 한라산 구상나무

[사설] 멸종 가시권에 직면한 한라산 구상나무
  • 입력 : 2019. 04.08(월)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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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국내에서만 자생하는 우리나라 고유종입니다. 제주도에서는 한라산에만 분포합니다. 2015년 기준 한라산 구상나무림의 전체 면적은 626ha에 이릅니다. 우리나라 전체 구상나무 숲 면적이 1200㏊인 점을 감안하면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비중을 쉽게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한라산 구상나무림은 사실상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이렇게 귀중한 한라산 구상나무가 머잖아 사라질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녹색연합이 2016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한라산 등 국내 '아고산대 고산침엽수 집단고사 실태'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드러난 것입니다. 한라산 구상나무의 멸종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녹색연합은 "구상나무의 집단고사가 심각한 양상"이라며 "멸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국내 최대 고산침엽수 군락지로 꼽히는 진달래밭 일대 구상나무림은 90%에 가까이 고사됐습니다. 현재 진달래밭 일대의 구상나무림은 301.3ha로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녹색연합은 한라산 구상나무의 고사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한 겁니다. 구상나무는 향후 10년 안에 군락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녹색연합은 ▷보전·관리 및 복원 매뉴얼 수립 ▷생태 및 산림 기관의 연구 및 보전·복원 사업 통합체계 구축 ▷보전·복원 대응 시나리오 마련 ▷국가 차원의 기후변화 정책 시행 등을 제언했습니다.

사실 한라산 구상나무 숲이 사라지고 있다는 경고등이 켜진지는 오래됐습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구상나무림 분포면적은 2006년 738.3ha에서 2015년에는 626.0ha로 감소했습니다. 10년새 구상나무림 서식지 15.2%(112.3ha)가 사라진 겁니다. 구상나무 숲이 고사하는 원인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상승과 적설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구상나무 고사 원인 중 하나가 '전염성이 강한 병해'라는 사실도 처음으로 규명됐습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한라산 구상나무가 점점 고사되면서 확실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때문에 고사된 지역을 중심으로 구상나무 묘목을 이식하는 복원사업은 지속돼야 할 것입니다. 이와함께 더욱 중요한 것은 구상나무를 죽게하는 직접적인 고사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히는 일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그래야 구상나무 보전방안에 대한 실효적인 대책을 강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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