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성의 한라시론] 부모의 노후는 현명한 자녀교육에 달려있다

[김용성의 한라시론] 부모의 노후는 현명한 자녀교육에 달려있다
  • 입력 : 2019. 04.04(목) 00:00
  •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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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이비부머가 은퇴를 하고 있지만, '100세 시대'란 말도 있듯 이들은 앞으로도 삼사십년은 더 살아야 할지 모른다. 2018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중에서 국민연금 수급 대상자는 전 국민의 36%에 불과하며, 그중에서도 월 수령액 50만원 미만이 75.7%나 된다. 자녀교육비 결혼비용에다 노부모 요양비 생활비 지출까지 더해지면, 은퇴를 한다 해도 가장들은 편히 쉴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 가장들은 왜 이처럼 노후대비를 미리 제대로 하지 못한 걸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먼저 막대한 사교육비를 꼽을 수 있겠다. 선진국과 달리, 우리는 기본적으로 학비는 부모 책임이라는 경향이 강하다. 선진국에서는 공부에 뜻이 없으면 창업이나 기술을 익힌다든지 스스로 진로를 찾아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교과 사교육에 과도한 돈을 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등학생 55%가 사교육에 참여하고, 1인당 매월 평균 52만원을 쓴다고 한다. 하지만, '좋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고, 취업을 하더라도 예전처럼 '평생직장'이 아니라 이직이나 조기 퇴직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한 직장에서 45세까지 근무할 확률은 20% 초반에 불과하다. 반면 고졸 출신이라도 특기가 있는 '마스터'는 기업에서 정년을 연장하면서까지 붙잡는다. 과다한 사교육비가 '효과적'인지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자녀의 결혼비용에 대해 자녀세대는 65%가 부모 지원이 당연하다고 본다. 한편 '부모 부양은 부모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자녀 비율은 2010년 12.6%에서 2016년 19.4%로 증가 추세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안 되어 부모에게 기대어 사는 자녀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 이러한 '캥거루족'이 49만 명에 달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사회는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고 다양화 전문화되어 가는데, 우리 자녀들은 자신이 진정 어떤 길을 가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고, '삶을 주도하는 힘'을 잃어버리고 사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자녀교육에 대해 냉철하고 소신 있는 주관을 지녀야 한다. 직선 위에서 남과 비교하는 삶이 아니라 입체적 다각적으로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자녀가 꿈꾸며 가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부모 도리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잘 달리지는 못해도 달리는 기쁨을 맛보게 하고 주저앉았을 때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자녀가 지니도록 해야 한다. 자녀에게 '주체적으로 살아갈 지혜와 힘'이 없다면 부모는 '흔들리는' 자녀에 대해 끝없이 AS를 해주어야 할지 모른다. 아울러 이웃과 공존하고 약자를 배려하며 사회정의가 무엇인지 바르게 바라보는 시각을 가정에서 체득하도록 해야 한다.

요컨대 자녀 스스로 '행복한 삶'을 찾을 수 있을 때, 부모도 '행복한 노후'를 찾을 수 있다. 주택구입이나 사업을 하는 데까지 무분별하게 지원하다보면 부모의 '노후대비'는 뒷전일 수밖에 없다. 결국 '부모의 노후'는 현명한 자녀교육에 달려있는 셈이다. <김용성 시인·번역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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