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미경의 문화광장] 당신의 마음도 늘 봄이지요?

[노미경의 문화광장] 당신의 마음도 늘 봄이지요?
  • 입력 : 2019. 04.02(화) 00:00
  •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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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피는 걸 시샘한다 해서 꽃샘추위라고 했던가? 제주의 봄은 한창인데 주변 환경의 문제로 모양만 봄이지 마음은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 듯 여러 갈래인가보다.

한가지의 문제를 놓고도 사람의 마음은 각기 달라서 시시비비를 논하고 과연 어떤 것이 합리적이고 맞는지 판단 기준도 약간은 헷갈리는 세상인 듯하다.

사람의 내면에서 오는 모든 감정이나 의지든 그것이 성품이 되는 마음이란 무엇일까?

마음은 지각하고 사유하고 추론하고 판단하며 자신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좁은 의미로는 육신에 상대하는 지각능력을 중심으로 인식되기도 하고, 넓은 의미로는 우주와 마음을 일치시키는 유심론적(唯心論的) 세계관으로 우주의 본체를 정신적인 것으로 봐서 물질적 현상도 정신적인 것으로부터 나온다는 개념이 있다.

우리는 마음자리, 마음결, 마음씀, 마음씨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 마음에도 범주가 있다하니 '마음자리'는 근원 또는 바탕, 심지(心地), 심원(心源)이라 풀이되는 일체 마음의 근본이다. 아직 밖으로 나타난 것이 아닌 것으로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악함 그리고 깨끗함과 더러움도 떠나 있어 붙잡을 수도 보고 들을 수도 없이 다만 고요하고 담담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자리도 외물에 감응이 되면 물결을 일으켜 마치 바람이 불면 물결을 일으키다가도 바람이 자면 고요한 상태로 돌아가는 바다와도 같아서 원효는 '일심(一心)의 바다'라 표현했다. 이러한 마음은 바탕을 이루기 때문에 만물을 낳은 하늘이 하나인 것처럼 '마음자리'도 하나로 인식한다. 마음결은 외물에 감응되면 쉽게 물결을 일으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바다나 강물은 천년이라도 고요함을 지킬 수 있지만 태풍을 만나면 격랑을 일으키고, 벼랑 아래에서는 용솟음치고, 탁류를 만나면 물색이 변하듯이 그 외물의 속성대로 물결을 일으킨다. 그러한 '마음결'이 마음의 움직임을 뜻한다면 '마음씀'은 '마음결'이 실제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마음씨'다. 이것은 마음결이 일어날 때와 마음씀이 드러날 때 어떤 모양으로 일어나고 드러나느냐 하는 모양세로 곧 마음에 관련된 형용사는 모두 이에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이처럼 일상어에 나타난 마음은 그 구조상으로는 바탕-움직임-발현-모양의 체계를 가지고 있다. 불교에서는 마음자리를 선과 악이나 아름다움과 추악함을 넘어선 담담하고 고요한 그 어떤 경지로 보고 있다. 마음은 외물에 감응되어 선하고 아름답고 깨끗하게도 되지만,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마음결과 마음씀에서 생겨나는 망심을 끊어버리고 바탕의 마음자리로 되돌아가기 위하여 모든 것을 벗어 던져버리는 이른바 해탈의 경지로 되돌리는 구조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쉽지만 참으로 어렵고 알 수 없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정신과 심리의 세계도 마음의 바탕자리에서 모두 일어났을 것이다. 그 내면 속에서 학문과 철학도 나오고 예술도 모두 나왔으리라 짐작한다.

우리사회의 정의와 이념도 분노와 혐오도 그리고 용서와 배려, 사랑도 모두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좋은 방향으로 설계하며 행복한 삶을 추구해보면 어떨까… <노미경 한국스토리텔링작가협회 제주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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