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주택·청년층 가구 맞춤형 주거대책 필요

[사설] 무주택·청년층 가구 맞춤형 주거대책 필요
  • 입력 : 2019. 03.27(수)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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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주택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어선지 오래됐습니다. 주택공급량이 해마다 크게 증가하면서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는 지경이 됐습니다. 문제는 미분양 주택이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지만 10가구 중 4가구가 무주택일 정도로 집 없는 가구가 적잖다는 점입니다. 집이 남아돌고 있는데도 주택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심화되고 있어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2011년 99.9%였던 도내 주택보급률은 2012년부터 100%를 넘어선 뒤 2017년 현재 103.1%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 주택공급이 급증하면서 미분양 주택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겁니다. 2015년만 하더라도 114호에 불과했던 미분양 주택이 2016년 271호, 2017년 9월 1000호를 돌파한데 이어 2018년에는 1295호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분양 주택 중에서도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지난해 말 750호로 늘었습니다.

이처럼 주택이 넘쳐나는데도 무주택 가구는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제주지역 무주택 가구수는 2017년 기준 전체 가구(22만9337가구)의 31.9%인 7만3158가구에 달합니다. 자가는 전체의 59.1%인 13만5538가구, 무상(부모와 동거 등)은 9%인 2만640가구였습니다. 부모와 얹혀사는 가구까지 포함하면 무주택 가구는 40%가 넘습니다. 특히 39세 이하 가구(4만8952가구)의 자가율은 35.5%(1만7378가구)에 그쳤으며, 무상은 12.6%(6168가구)입니다. 반면 연월세 가구는 44.4%(2만1734가구), 전세 가구는 7.4%(3622가구)로 청년층 가구 중 무주택 가구의 비율이 절반(51.8%)이 넘었습니다.

주거비용 때문에 청년층 가구의 삶이 얼마나 팍팍한지 알 수 있습니다. 제주도가 지난해 발표한 '2018 제주사회조사 및 사회지표'에서도 청년층 부부의 주택마련 부담이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0~39세의 청년층 부부들이 주택 때문에 대출받은 비율이 61.1%나 됐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주지역 청년층 부부들만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엊그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14~2018년 결혼한 청년층 부부 중 50.2%가 신혼집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청년층 가구를 포함한 무주택 가구의 과도한 주거비 부담을 덜 수 있는 지자체 차원의 맞춤형 대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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