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운명'이 깨울 제주4·3의 깊은 울림

베토벤 '운명'이 깨울 제주4·3의 깊은 울림
제주교향악단 30주년 4월 교향악축제 개막 연주
4월 2일 서울예술의전당서 베토벤 '교향곡 5번' 등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은 이진상 협연
  • 입력 : 2019. 03.19(화) 18:31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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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서울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개막연주를 펼치는 제주도립 제주교향악단.

제주도립 제주교향악단 정인혁 상임지휘자가 고른 작품은 베토벤의 '운명'이다. 익숙한 선율이지만 연주자들에겐 만만치 않은 기량이 요구된다. 청중들의 귀를 감동시키려면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밖에 없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클래식 음악이어서 '잘해야 본전'일 수 있다. 그래서 정인혁 지휘자는 선곡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발가벗고 무대에 서는 심정"이라며 부담감을 표현했다.

제주교향악단이 '운명'으로 불리는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을 들고 4월 서울로 향한다. 서울예술의전당이 주최하는 국내 대표 음악축제인 30주년 교향악축제 개막 연주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교향악축제는 1989년 서울예술의전당 음악당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시작됐다. 올해는 '제너레이션(Generation)'을 주제로 4월 2일부터 4월 21일까지 국내 대표 교향악단들의 무대가 이어진다. 마지막날에는 중국 국가대극원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제주교향악단은 제주시립교향악단 시절 첫 교향악축제 무대에 오른 이래 2년에 한번 꼴로 출연해왔다. 그동안 몇 차례 개막 연주를 맡은 적이 있지만 이번은 남다르다. 정인혁 지휘자는 "3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개막 연주를 하게 됐다"며 "지금까지 제주교향악단이 보여준 연주력, 관객 반응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4월 2일 오후 8시 개막 공연에서 제주교향악단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 베토벤의 '교향곡 5번'을 차례로 들려준다. 브람스 협주곡은 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협연한다. 2009년 스위스 게자 안다 콩쿠르 동양인 최초 우승에 더해 슈만상, 모차르트상, 청중상을 휩쓸었던 피아니스트로 섬세한 감수성과 유려한 테크닉, 날카로운 지성과 카리스마를 겸비했다는 평을 듣는다.

'운명'은 제주4·3 71주년을 앞두고 택한 곡이다. 정 지휘자는 "베토벤이 청각을 거의 상실한 상태에서 만든 '운명'이 전하는 깊은 울림이 제주4·3의 아픈 역사를 승화시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 교향악축제에 앞서 제주도민들에게 미리 선보이는 연주회도 있다. 제주교향악단은 이달 29일 오후 7시30분 제주아트센터에서 교향악축제 프로그램으로 제144회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문의 064)728-27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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