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쓰레기 반송 계기 시민의식도 달라져야

[사설] 쓰레기 반송 계기 시민의식도 달라져야
  • 입력 : 2019. 03.19(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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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발 '필리핀 쓰레기 사태'가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반출된 압축쓰레기 가운데 필리핀에 수출된 물량으로 끝난게 아닌 모양입니다. 이 외에도 수천톤의 압축쓰레기가 행방불명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주시는 폐기물 종합처리업체에 압축쓰레기를 위탁처리를 했지만 사후관리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이 위탁업체는 하청업체에 재위탁했고, 재위탁업체는 필리핀에 수출해놓고도 허위 처리확인서를 위탁업체에 제출해 문제를 더욱 키운 것입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제주시는 2015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8만9270t의 압축쓰레기를 생산했습니다. 이중 4만2639t은 중간처리업체가 처리했고, 나머지 4만6631t은 회천매립장에 쌓아둔 상태입니다. 문제는 중간처리업체가 처리한 압축쓰레기(4만2639t) 가운데 상당 부분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전혀 모른다는 점입니다. 2만2619t이 시멘트공장의 보조연료로 처리된 것 외에 2만20t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행방이 묘연한 압축쓰레기 중 1만1975t은 최근 논란 끝에 필리핀과 군산항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8045t은 어디서 어떻게 처리됐는지 알 수 없어 제2의 필리핀 쓰레기 사태가 야기될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국제적 망신을 당한 제주산 압축쓰레기 반송 사태는 쓰레기가 급증하면서 비롯됐습니다. 한마디로 쓰레기 처리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빚어진 것입니다. 1차적으로 쓰레기 문제를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행정의 잘못이 큽니다. 그렇다고 행정만 탓할 수도 없습니다. 누구나 쉽게 쓰레기를 버리지만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은 그리 녹록지 않기 때문에 "네 탓"만 해선 안된다는 얘깁니다. 적어도 쓰레기 문제는 "모두의 탓"으로 인식을 같이 하는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래야 궁극적으로 배출되는 쓰레기 양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가뜩이나 제주지역은 1인당 쓰레기 발생량이 전국 최고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한동안 말 많았던 요일제 배출제를 왜 시행하게 됐는지 잘 알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최소화하고, 재활용률은 극대화하자는 것이 아닙니까. 압축쓰레기 반송 사태를 계기로 도민들의 쓰레기 배출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합니다. 쓰레기는 재활용이 원칙이지만 여전히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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