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대한 혈세 쓰면서, 버스 파업이라니

[사설] 막대한 혈세 쓰면서, 버스 파업이라니
  • 입력 : 2019. 03.13(수)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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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준공영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당초 우려대로 '과도한 재정부담'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준공영제는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노선관리는 지자체가 담당하고, 운영은 민간에 맡기는 겁니다. 문제는 이로 인한 재정부담이 만만찮다는데 있습니다. 준공영제를 도입한지 1년여만에 버스노조가 임금 인상 등 청구서를 내밀었습니다. 가뜩이나 준공영제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재정부담을 더욱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도 예산 4조7841억원 가운데 준공영제에 965억원이 투입됐습니다. 제주도의 준공영제 예산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제주도의회 강성민 의원이 지난해 제주도(2018년)를 포함해 준공영제를 시행중인 광역단체별(2016년) 재정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드러난 것입니다. 제주도가 총 예산 대비 가장 높은 2.02%를 지출했습니다. 이어 대구 1.49%, 광주 1.29%, 부산 1.26%, 서울 1.05%, 대전 0.87%, 인천 0.66% 순입니다. 준공영제를 시행하면서 달리 재정부담을 우려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제주지역 준공영제 버스업체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것입니다. 버스노조는 ▷임금 10.9%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른 추가 인력 채용 ▷종점별 휴게실·화장실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버스노조의 요구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수백억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해야 합니다. 노조측 요구를 반영하면 인건비는 171억~189억원이 더 늘어납니다. 또 임금(10.9%)을 인상할 경우 80억원이 추가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모두 도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것입니다.

결국 제주도가 도민을 볼모로 삼는 버스파업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섰습니다. 원희룡 지사는 "준공영제 예산은 모두 도민 주머니에서 나가는 세금인만큼 파업 시 강력 대처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준공영제로 전환하면서 지난해 1년차 운전기사의 연봉도 4300만원이라고 공개했습니다. 특히 준공영제가 도입되기 전 2016년 대중교통 예산이 114억원임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것입니다. 한해 1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도민의 세금으로 지원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버스노조의 요구는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제주도는 막대한 도민의 혈세가 들어가는만큼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가선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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