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주의 한라칼럼] "서귀포는 대한민국이 아니냐"

[강상주의 한라칼럼] "서귀포는 대한민국이 아니냐"
  • 입력 : 2019. 03.12(화) 00:00
  •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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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촉촉이 내릴 때면 현장근로자나 밭농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쉰다. 이처럼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법정공휴일보다 날씨상황이 더 영향이 간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제갈공명은 아니라도 누구나 하늘부터 살핀다. 날씨는? 바람은? 비가 올건가? 등 그리고 뉴스 자막에 최고·최저 기온도 꼼꼼히 체크한다. 특히 추운 겨울 가장 따뜻한 곳은 어딘지가 관심이 간다.

10여년전 어느 겨울날 날씨 방송을 들었는데, 우리나라 최고기온이 영상 5℃라 했는데, 그 시각 서귀포 기온은 영상 9℃였다. 왜 그런지 의아해 방송국에 알아보니 제주시 최고기온을 말한 것이라 했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이 문제는 고쳐야겠다고 생각해, 각 방송국의 뉴스나 날씨방송에 서귀포의 최고·최저 온도도 표시해 달라고 방송국에 공문을 보냈다. 그것만으로는 미흡해 서울 방송국 본사를 직접 방문하고 "서귀포는 대한민국이 아닙니까?"하며 여러 차례 끈질기게 부탁했더니, 당시 몇몇 방송국에서는 서귀포 기온이 표시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특히 겨울철의 최고·최저기온이 나온다는 것은 우리 제주도나 서귀포로서는 아주 중요한 문제라 생각한다. 추운 날씨를 벗어나 따뜻한 곳으로의 관광이나 전지훈련 등 제주방문에 절대적 영향력을 미친다고 생각이 된다. 지금도 그 문제가 개선이 안된 방송국이 있는데 그 또한 효율적으로 고칠 방법은 있다.

또 하나 중요한 날씨 문제로 우리 제주도는 태풍의 길목이다. 제주 사람들은 태풍의 위력을 우리나라 최일선에서 맞이하기에 잘 알지만 육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리고 그 엄청난 위력의 태풍을 우리 한라산이 순화시키거나 방향을 틀어준다는 것도 잘 모른다. IMF시절 일본 엔고현상이 한창일 때 일본 수상이 농담으로 제주도를 사서 한라산 높이를 500m만 낮췄으면 좋겠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만큼 한라산은 제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보물이다. 특히나 기후는 지역의 특성과 문화 형성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된다.

날씨에 관한 방송은 태풍이 제주도로 올 때에 더욱 중요하다. 전국 TV방송에서 일제히 재난 대비를 위한 태풍 진로나 현장 상황을 중계 할 때 예전에는 제주의 중계방송차량이 한라산 북쪽에 있는 잔잔한 제주항서부두에서 기자가 우산을 쓰고 중계를 하기도 했었다. 실제 태풍은 서귀항 새섬의 서쪽절벽을 타고 엄청난 파도와 바람을 몰아치고 있었다. 그즈음 마침 월드컵축구경기장 준공때 제주의 방송국사장님들과 만날 기회가 있어 태풍중계방송 건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더니 처음에는 수십억짜리 방송차량이 서귀포 바닷가에서는 엎어지고 날아가서 현장중계가 쉽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 후 서귀포에서 중계하도록 끈질기게 설득하면서 동시에 태풍의 영향이 가장 강한 곳을 중계차가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잘 정비하는 노력도 했다. 태풍의 위력을 제대로 중앙에서 볼 수 있다면 우리에게도 유리한 점이 많다. 제주의 마을어항까지 방파제삼바리(TTP)가 들어오게 된거나 천지연폭포 서측절벽붕괴시 전국중계가 됐기에 현재 서귀포시공원부지 수만평을 피해복구용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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