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 새 출발점 되길

[사설]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 새 출발점 되길
  • 입력 : 2019. 02.28(목)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겪는 아픔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겁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강정주민들은 찬성과 반대로 갈리면서 빚어진 갈등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늦게나마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과정에서 처벌을 받은 19명이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돼 다행입니다. 제주도가 그동안 정부에 수십차례 사면 건의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상실감이 컸습니다. 이제 강정마을 갈등 해결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됩니다.

법무부는 3·1절 100주년을 맞아 일반 형사범과 특별배려 수형자,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 등 총 4378명의 특별사면을 28일자로 단행했습니다. 유형별로 보면 ▷일반 형사범 특별사면·감형·복권 4242명 ▷특별배려 수형자 특별사면·감형 25명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 특별사면·복권 107명 ▷국방부 관할 대상자 특별사면·감형·복권 4명입니다. 해군기지 관련은 '사회적 갈등 사건'에 해당돼 19명이 특별사면 됐습니다.

알다시피 강정주민들은 해군기지 때문에 혹독한 대가를 치렀습니다. 강정주민 등 600여명이 사법처리되고, 34억여원의 구상금 청구소송 등에 시달렸습니다. 특히 마을에서는 찬-반으로 나뉘면서 주민끼리 서로 척지고 살아야만 했습니다. 강정주민들의 삶이 어떤 상태인지는 지난해 건강조사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만 20세 이상 강정주민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건강조사 결과 응답자의 30%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군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에서 평생 살면서 PTSD를 앓게 될 확률이 100명 중 3.8명임을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수치입니다. 해군기지 문제로 강정주민들의 정신건강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음을 방증해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장장 10년 넘게 지속된 갈등 속에서 지내는 강정주민들의 상처가 하루빨리 치유됐으면 합니다. 이제는 사법적 제재의 굴레에서 벗어난만큼 서로 맺혔던 응어리를 훌훌 털어내지 않으면 안됩니다. 물론 해군기지 갈등으로 사법처리된 전체 인원에 비하면 극히 일부여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형이 확정된 경우가 199명이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도 특별사면을 계기로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아울러 해군기지 건설 당시 정부가 약속한 지역발전사업 등도 차질없이 추진되길 기대합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73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