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매년 사라지는 농지, 가볍게 봐선 안된다

[사설] 매년 사라지는 농지, 가볍게 봐선 안된다
  • 입력 : 2019. 02.27(수)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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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농지가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농지가 투기꾼의 먹잇감으로 전락한지는 오래됐습니다. 농지를 구입한 후 농사를 짓지 않은 '가짜 농사꾼'이 기승을 부린 이유입니다. 밭을 가는 사람이 농지를 가져야 한다는 경자유전의 원칙을 비웃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매년 엄청난 규모의 농지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5년새 도내에서 마라도 면적의 100배가 넘는 농지가 사라졌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경지면적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지면적(논+밭)은 159만6000㏊로 전년보다 1.6%(2만5000㏊) 줄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지역 경지면적은 5만9338㏊로 2017년(6만1088㏊)에 비해 2.9%(1750㏊) 감소했습니다. 경지면적 감소폭이 전국평균보다 훨씬 큽니다. 제주지역 논 면적은 17㏊에 불과하지만 밭 면적은 2017년 6만1071㏊에서 5만9321㏊로 줄어든 것입니다. 경지면적이 가장 많았던 2013년 말에는 6만2856㏊까지 늘었습니다. 그게 5년동안에 3518㏊의 농지가 감소한 것입니다. 이는 마라도 면적(30㏊)의 무려 120배에 육박하는 규모여서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주지역의 경지면적이 감소한 이유는 간명합니다. 각종 개발사업과 주택 신축 등 건설·주택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경지면적은 2013년 정점을 기록한 이후 2014년 6만2686㏊, 2015년 6만2642㏊, 2016년 6만2140㏊, 2017년 6만1088㏊로 해마다 감소했습니다. 특히 2017년(1052㏊)과 2018년(1750㏊)에 줄어든 농지가 2802㏊로 전년 대비 감소폭이 가장 컸습니다. 2년새 마라도 면적의 90배가 넘는 농지가 사라진 겁니다. 농지 감소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그 감소폭이 너무 크다는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어쨌든 농지가 투기의 대상이 되거나 각종 개발사업으로 잠식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제주도의 산업구조상 1차산업의 비중이 적잖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관광산업과 함께 제주경제를 지탱하는 양대산업의 역할을 하고 있잖습니까. 때문에 농지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행정이 투기의 표적이 된 '무늬만 농지'를 걸러내는 작업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각종 개발사업으로부터 농지를 보전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임을 간과해선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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