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형의 한라시론] 끝까지 하기다

[유동형의 한라시론] 끝까지 하기다
  • 입력 : 2019. 02.21(목) 00:00
  •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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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경우는 3개월이면 한 채의 전원주택이 완성된다. 그런데 5개월 동안 지었다. 이 과정의 직업훈련 자문을 하면서 그 과정을 지켜봤다. 정확히 말하면 5.5개월 동안 집을 지었다. 애초부터 내실 있고 완성도 있는 집을 짓고자 의도하였지만, 우리나라 시공법이 아니라 뉴질랜드 시공 매뉴얼을 적용하여 하다보니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여름부터 시작하여 봄이 오는 시기에 끝이 났다. '여름에 시작해서 여름에 끝나는 거 아니야?'라는 농담도 하였다. 건축주는 기다림의 맘고생을, 시공책임자는 완성도와 시간에 대한 압박감을, 참여한 팀원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일정에 대한 인내심을, 주위 분들은 '저 집이 지어지기는 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거의 6개월이란 시간을 보냈다.

'오픈 하우스'행사가 있어서 이 집을 구경하였다. 화려함보다는 북유럽 모던한 스타일의 외부, 원목으로 하나하나 가공하여 시공한 인테리어, 화룡점정으로 그린 그림들로 마무리한 나무 페인팅 벽화, 스페인 스타일의 화장실 등을 구경하자니 이전에 본 스타일의 집이 아니었다. '하나하나 손이 정말 많이 갔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을 짓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문제, 민원발생 등도 있었지만, 건축주와 시공책임자는 이것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집을 완성하여 나갔다고 한다. 건축주분은 대만족이란다. 너무너무 좋아서 가슴이 벅차단다. 기다릴 때는 너무너무 힘들었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고, 너무 잘 지어주셔서 감사 인사를 한다.

건축주, 시공책임자는 그렇다고 치고, 팀원들에게 그 과정을 어떻게 견디어 냈는지 소감을 물어봤다. 완성은 되는 것 같은데,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막연함이 제일 힘들었단다. 하지만 리더를 믿고, 우리가 시작한 일이니 끝은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했단다. 끝을 내야 미래가 있고, 우리가 완성시켜 보여주는 것이 우리 능력이고, 인격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끝은 내야한다!'고 마음을 먹었단다.

이 집을 보고 있노라면 '그런 각오를 하고 지을 법하구나!' 생각이 충분히 든다. 주위에서 집을 짓겠다고 생각하신 분들이 구경을 하고 충격을 받는단다. 우리가 본 그런 집과는 좀 다르단다. 느낌이 있는 집이란다.

3개월이 넘어서면서 팀원 간의 갈등, 리더와의 갈등, 건축주로부터의 압박 등이 있었다. 필자는 회사가 이 건축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에 집중할 것과 고생은 되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팀원 개개인이 얻고자 하는 높은 수준의 경험에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다행히 잘 따라주어서 드디어 완성되었고, 결과는 대만족이다. 물론 이 과정을 버티지 못하고 떠난 사람도 있었다. 뭔가를 한 사람들은 크든 작든 다 역경을 겪고 쟁취했다. 뭔가 좀 한다는 전문가들은 이런 과정을 다 겪었다. 과정 중에 고생이 되어도 일단 끝내고 보기다. 도중에 포기하면 아무것도 없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어두움이 밝아오는 새벽이 가장 춥고, 일이 끝나갈수록 고생이 더하다. 다음을 위해서도, 고생의 대가로 얻을 보상을 위해서도 시작한 것은 꼭 끝내기다. <유동형 진로·취업컨설팅 펀펀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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