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음식 값 줄줄이 인상 직장인 '한숨'

연초부터 음식 값 줄줄이 인상 직장인 '한숨'
일부 음식점 해장국·김치찌개·두루치기 등 1000원씩 올려
가격 저렴한 구내식당 찾는 직장인들 발길 최근 부쩍 늘어
  • 입력 : 2019. 02.19(화) 17:54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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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 모 디자인 업체에서 일하는 김모(34·여·이도2동)씨는 올해 초부터 한동안 도시락을 싸고 회사에 출근했다. 최근 회사가 직원에게 점심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며 아침마다 도시락을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은 덜었지만, 간간이 밖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일이 생길 때면 얇은 지갑 사정 때문에 걱정부터 앞선다. 김씨는 "요즘엔 만원 한장으로는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드문 것 같다"며 "월급은 그대로인데 밥 값이 오르니 한푼이라도 아낄 요량으로 도시락을 싸고 다녔었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제주지역에서 음식 값이 줄줄이 오르며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19일 사이 본보가 제주시 노형동과 연동, 오라동 일대 음식점들을 확인한 결과 상당수가 주요 메뉴 가격을 작년보다 인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공서가 밀집한 제주시 연동의 한 음식점은 최근 김치찌개 가격을 7000원에서 8000원으로, 관광객과 도민들로 붐비는 제주시 노형동의 한 해장국 전문점은 해장국 가격을 8000원에서 9000원으로 올렸다. 또 제주시 오라동의 한 음식점은 김치찌개와 두루치기를 포함한 모든 메뉴의 가격을 일제히 1000원씩 인상했다.

 음식 값 인상 추세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www.price.go.kr)에 따르면 제주지역 김치찌개 백반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1월 7125원에서 올해 1월 7625원으로, 자장면은 5250원에서 5750원으로 각각 500원씩 인상됐다. 비빔밥은 1년 사이 7500원에서 7750원으로, 김밥 1줄은 2125원에서 2375원으로 각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직장인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공공기관 구내식당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도 교육청에서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제주이어도지역자활센터 관계자는 "하루 150명 가량이 찾는 데 이중 60명 정도가 공무원이 아닌 일반 직장인"이라며 "최근 들어서는 구내식당을 찾는 일반 직장인들이 전보다 20~30% 늘었다"고 말했다.

 제주도청 구내식당 운영업체 관계자는 "구내식당을 찾는 일반인이 20명 안팎이어서 체감할 수 있을 만큼은 아니지만 예전보다는 배 정도 늘어난 게 사실"이라며 "요새는 택시기사들도 종종 도청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과 도청 구내식당의 점심 값은 각각 5000원과 4500원이다.

 음식점들은 식자재, 인건비 등이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제주시 오라동의 한 음식점 주인은 "재료값, 임대료 등이 줄줄이 오르는 데 우리라고 버틸 재간이 있느냐"면서 "그렇다고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먹던 음식 양을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재료비 상승의 영향으로 종전 가격을 유지하지 못해 착한가격업소 지위를 내려놓는 경우도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착한가격업소 지정 가게는 모두 124곳으로 지난해보다 15곳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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