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폐암 판정… 불안에 떠는 마필관리사

잇따른 폐암 판정… 불안에 떠는 마필관리사
2014년 제주서 발생 비롯 전국적으로 총 7명 발병
모레 속 '유리 규산' 원인… "훈련시 그대로 노출"
마스크·살수시스템 있지만 폐 질환 소견 계속 나와
  • 입력 : 2019. 02.13(수) 17:31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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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마필관리사에게 폐암이 잇따라 발병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이를 예방할 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 제주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제주경마공원에서 말을 사육·관리해온 A(당시 48)씨가 폐암 진단을 받는 등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적으로 총 7명의 마필관리사가 폐암 진단을 받았다. 이중 2명은 암을 이기지 못해 결국 세상을 떠났다.

 A씨의 폐암 판정 이후 지난 2014년 직업성폐질환연구소가 제주경마장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해 "조마삭 운동(말이 원을 그리며 도는 운동)을 하는 실내 원형마장의 바닥 모래에서 발암물질인 결정형 유리규산(석영)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내놨다. 유리규산은 1997년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회가 발암성을 인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문제는 잇따른 폐암 판정 뒤에도 마필관리사들이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경마공원에서는 폐암 문제가 불거지자 마필관리사에게 방진마스크를 지급하고 원형마장에 대한 살수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정작 마필관리사들의 건강검진 결과에서는 아직도 폐 질환 이상 소견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 제주지부 관계자는 "마스크를 낀 상태로 조마삭 운동에 나서면 숨이 가빠 제대로 착용할 수 없고, 살수시설도 새벽에 한 번 밖에 작동되지 않는다"며 "특히 지난해 마필관리사 건강검진에서 폐 질환 의심 소견이 연이어 나오면서 현재 실태조사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는 올해부터 모래에 대한 '물질안전기준'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매년 모래에 대한 유해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올해부터는 물질안전기준을 마련해 기준이 초과된 경우에는 모래 교체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마스크와 살수시설 부분에 대해서는 마필관리사를 직접적으로 고용하고 있는 조교사와의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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