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수처리장 방류수 기준 대폭 강화해야

[사설] 하수처리장 방류수 기준 대폭 강화해야
  • 입력 : 2019. 02.11(월)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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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녀들이 지난해 12월 도청에서 실력행사에 나선 적이 있습니다. 집회를 열고 하수처리장 때문에 바다가 오염돼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성토한 것입니다. 해녀들이 바다에 들어갈 때마다 썩은 냄새로 구토와 피부 트러블을 호소할 정도랍니다. 이미 도내 일부 하수처리장은 여전히 기준치를 초과한 방류수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주가 다른 지방 하수처리장에 비해 방류수 기준이 낮다는 점입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환경부 기준 전국 공공하수처리시설 방류수질(1지역)은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화학적산소요구량(COD) 20㎎/ℓ 이하, 부유물질(SS) 10㎎/ℓ 이하, 총질소(T-N) 20㎎/ℓ 이하, 총인(T-P) 0.2㎎/ℓ 이하, 총대장균군수 1000개/㎖ 이하, 생태독성(TU) 1 이하입니다. 반면 도내 하수처리장의 방류수질은 부유물질·총질소·생태독성은 다른 지방과 같습니다. 하지만 COD는 40㎎/ℓ 이하, 총대장균군수는 3000개/㎖ 이하, T-P 2㎎/ℓ 이하로 처리합니다. COD의 경우 강으로 배출하는 다른 지방에 비해 갑절 이상 높은 방류수를 바다로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7일 오후 3시 제주도상하수도본부 홈페이지 TMS(수질자동측정시스템) 기록에서 그대로 보여줍니다. 색달하수처리장 방류수의 COD는 33.8 ㎎/ℓ, SS 19.3㎎/ℓ, T-P 2.3㎎/ℓ로 나타났습니다. SS는 거의 갑절, T-P도 기준치보다 높았습니다. 이날 오후 4시 54분 서부하수처리장의 SS 측정값은 27.3㎎/ℓ로 기준치를 배 이상 초과했습니다. 다른 지방보다 더 오염된 하수를 방류하고 있는 셈입니다. 때문에 제주의 바다오염은 갈수록 가속화될 것입니다.

월정리 해녀들은 바다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워줬습니다. 특정지역의 문제로 치부할 일이 아닙니다. 이들은 2~3년 전만 해도 한번 물질로 100kg 이상 해산물을 채취했는데 최근엔 3~4kg에 그친다고 털어놨습니다. 바다오염으로 그만큼 소득원이 사라졌다는 얘깁니다. 그러잖아도 도내 마을어장의 갯녹음 면적이 확산되면서 해산물 생산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얼마전 나온 바 있습니다. 앞으로 마을어장의 황폐화는 점점 심화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른 지방처럼 하수처리장의 방류수 수질기준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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