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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3)잊혀진 질병과 예방접종
감기 유사 증상 보이는 홍역 사라졌나 했더니…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19. 02.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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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인천공항 내 어린이 시설에서 최근 유행하는 홍역 등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사진 왼쪽). 연합뉴스

접종률 낮은 곳에서 언제든 다시 유행
신종 감염병 지속 연구 상황 속 경계도
접종은 건강한 사회 위한 최소의 노력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어색하지 않은 요즘 20세기가 아주 오래된 것처럼 느껴지는 세상이다. 알파고와의 바둑대결로 떠들썩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바둑 방송에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기사의 한 수마다 승리 예측 확률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있는게 현실이다. IT업계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의료 현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많은 의학자들의 연구로 질병의 개념이 바뀌기도 하며, 새로운 진단 방법과 치료의 개발로 의사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니면 질환을 앓고 있는 당사자보다 지식의 부족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감염병 분야에 대해서도 의학계 역시 매우 다이나믹하게 평가하고 있다. 2,30년 전 진료 현장의 일선에 있던 의사들이 늘 마주쳤던 감염질환이 지금과 매우 다른 것은 국내 감염병 통계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사진 오른쪽). 몇 년 전 국내 사회 전체를 떠들썩하게 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이 신종 감염병에 대해 항상 연구해야 하는 상황은 의료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최근 대구와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홍역이 메인 뉴스로 연일 보도되고 있으며 제주도에서도 확진환자가 발생해 대규모 유행을 걱정하고 있다.홍역은 감기처럼 콧물, 기침, 결막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다가 고열과 함께 얼굴에서 몸통으로 퍼지는 발진이 나타나는 감염성 질환이다. 소아에서 흔해 소아청소년과 의사라면 누구나 그 특징을 알고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의들이 홍역에 대해 확실하게 진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진료 현장에서 쉽게 마주할 수 없는 '잊혀진 질병'이 됐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홍역 예방접종은 1회 접종만으로도 93%의 감염 예방 효과가 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높은 홍역 예방접종률과 적절한 감시체계 유지 등으로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로 부터 홍역퇴치 인증까지 받았다. 아직까지 치료 약제도 없는 홍역이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잊혀지고 있는 것은 예방접종 덕분이다.

예방접종으로 잊혀진 질병은 홍역만이 아니다. 40여년 전만 해도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디프테리아 감염은 현재 약 30년 동안 국내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지 않다. 소아마비로 흔히 알려져 있으며, 하지 마비를 일으켜 영구적인 장애를 가져오는 폴리오바이러스도 국내에서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지 30년이 넘었다. 생후 2개월부터 접종을 하여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너무 익숙한 '디티피-폴리오 (DTaP-IPV) 혼합백신'에 포함돼 있는 질병들이다. 이렇게 잊혀진 질병에 대한 접종이 왜 모든 아이들에게 의무적으로 권장되고 있는 것일까. 지역사회에 감염성 질환이 유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일정 비율 이상의 접종률이 필수적이다. 아직 세계적으로 완전히 박멸되지 않은 채 많이 '잊혀진 질병'은 접종률이 낮은 지역사회에서는 언제든 다시 유행할 수 있다. 일례로 홍역은 세계적으로 조금씩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최근 WHO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 전 세계에서 17만 명이 홍역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른 질환에 비해 홍역은 공기 전파를 할 수 있기에 높은 접종률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산발적으로 유행이 있는 것이다.

앞으로 마주하게 될 여러 신종 감염병의 전파력이나 사망률을 예측할 수는 없다. 몇 년 전 메르스의 상처 이후 사회 전체적으로 감염병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의료 기관도 부족한 자원 내에서 최선을 다해 대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지금껏 의료인들의 노력과 예방접종으로 이전에는 많은 사람들을 괴롭혔던 잊혀진 감염성 질환이 재출현하는 것은 매우 치명적이다. 사람들이 오랜 기간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이전보다 더 무서운 질환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다행히 예방접종이란 방어책이 있다. 비록 완전한 방패는 아니지만 지금은 경험하기 힘든 질환에 대한 사회의 소중한 안전장치이다.

여러 감염성 질환이 완전히 박멸돼 인류에게 잊혀지면 좋겠지만 실제론 대부분 불가능하다. 그래서 더욱 잊혀져서는 안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재홍 교수는"보건소에서 난데없이 날아오는 예방접종 관련 문자와 입학 전 예방접종을 챙기는 문서는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작지만 중요한 노력"이라고 사안의 중요성을 알렸다.

[건강 Tip] 3월까지 필수예방접종 완료 후 초·중학교 입학을
초등 4종·중 2종 필수접종 권고
예방접종도우미 내역 확인 가능


질병관리본부와 교육부는 학생들의 감염병 예방과 건강 보호를 위해 '초·중학교 입학생 예방접종 확인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히며, 입학을 앞둔 자녀의 보호자는 초등학생 4종, 중학생 2종 등의 필수예방접종을 입학 전까지 완료하도록 권고했다.

초등학교 4종은 DTaP 5차, IPV 4차, MMR 2차, 일본뇌염(불활성화 사백신 4차 또는 약독화 생백신 2차)이며, 중학교 2종은 Tdap(또는 Td) 6차, HPV 1차(여학생만 대상)이다.

초·중학교 입학생에 대한 예방접종 확인사업은 홍역예방접종률 95% 유지를 위해 2001년 초등학생의 홍역(MMR) 2차 접종 확인 실시를 시작으로, 2012년에는 DTaP, IPV, MMR, 일본뇌염 등 4종으로 확대됐다.

2018년에는 중학생도 사업 대상에 포함해 Tdap(또는 Td)과 HPV(여학생만 대상) 2종을 확인하고 있다.

이에 질병관리본부, 교육부, 지방자치단체, 초·중학교가 공동으로 관련 법에 따라 집단생활 하는 학생들의 건강 보호 및 감염병 예방을 위해 미접종자에게 접종을 독려하고, 전산등록이 누락된 예방접종에 대한 전산등록도 완료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3월 초·중학교 입학을 앞둔 아동의 보호자는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https://nip.cdc.go.kr) 또는 이동통신 앱에서 예방접종 내역을 확인(예방접종 받은 의료기관 또는 보건소에서도 확인 가능)하고, 완료하지 않은 접종이 있는 경우 전국 보건소 및 지정 의료기관에서 입학 전까지 접종을 완료하면 된다. 지정 의료기관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 또는 이동통신 앱에서 조회 가능하다. 또 예방접종을 완료했으나 전산등록이 누락된 경우에는 접종 받았던 의료기관에 전산등록을 요청하면 된다.

단, 예방접종 금기자로 진단받은 경우 진단받은 의료기관에 접종금기사유 전산등록을 요청하면 접종하지 않아도 된다.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의료기관에서 진단받은 경우 '예방접종 금기사유'가 명시된 진단서를 발급받아 입학 후 학교에 제출하면 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집단생활 하는 학생들의 경우 감염병 확산, 전파에 특히 취약하므로 본인은 물론 함께 생활할 친구들의 건강을 위해 표준예방접종 일정에 따라 접종을 완료하고 입학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병을 사전에 예방하면 건강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다"라며 "자녀가 아직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면 접종 시기가 다소 늦어졌더라도 입학 전에 꼭 접종을 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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