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제주문화계가 뛴다] (9)제주문학관 조성

[새해 제주문화계가 뛴다] (9)제주문학관 조성
15년 만에 가시화… '건물보다 콘텐츠' 유효
  • 입력 : 2019. 01.31(목)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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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개관 예정인 제주도립 제주문학관 투시도. 제주 문학인들은 건축물 공사만이 아니라 콘텐츠 구축을 위한 자료 수집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2003년 첫 공개 논의 이후
지난해에 국비 확보 결실
9월 도남동 부지 착공 예정
2021년 상반기 개관 앞서
자료 수집 등 실질 준비를

문화예술 분야에서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업'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 제주특별법에 근거한 법정 계획인 제1차 제주 향토문화예술진흥 중장기계획(2003~2011년)의 핵심 과제였고 제2차 중장기계획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민선 6기 제주도정에서는 '문화의 섬 제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25개 핵심과제에 들었다. 제주도지사 선거 때마다 단골 공약에 올랐고 이번 민선7기 제주도정은 '문화예술 인프라 확충' 분야 공약에 포함시켰다.

그같은 구상이 구체화되는데 15년이 걸렸다. 제주문학관 건립 사업을 말한다. 2003년 제주작가회의 주최로 정책토론회가 열린 게 사실상 출발점이었고 2005년에는 제주문인협회와 공동으로 제주문학관 건립을 위한 심포지엄이 진행되며 한층 힘을 받았다. 2009년에는 가칭 '제주문학관 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그래도 제주문학관은 쉬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2010년 사라봉이 바라보이는 제주시 건입동에 제주문학의 집이 개관했다. 제주문학관은 이대로 멀어지나 싶었지만 문학인들은 논의를 멈추지 않았다. 제주문학관 조성 방안 심포지엄(2014), 제주문학 세미나(2016) 등을 열며 여론을 환기했다. 이는 2016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문학 진흥에 관한 시책을 강구하고 문학 창작·향유와 관련한 국민의 활동을 권장·보호·육성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문학진흥법이 제정되며 탄력이 붙는다. 그해 제주도가 타당성 연구용역에 나섰고 이듬해엔 제주문학관건립추진위원회가 꾸려졌다.

하지만 부지 선정에 애를 먹었다. 용역진은 제주시 원도심 부지를 1순위로 제시했지만 법적 하자가 드러나 없던 일이 되었고 결국 도남동으로 낙점됐다. 소나무 숲이 있는 3212㎡ 규모 부지에 둥지를 틀 예정인 제주도립 제주문학관은 이르면 오는 9월쯤 착공해 2021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뒀다.

지상 4층 규모로 상설·기획 전시실, 강의실, 북카페, 문학인 단체 사무실, 수장고 등을 갖춘다. 북카페, 제주문인협회와 제주작가회의 사무실 등을 둔 제주문학의집 기능은 향후 제주문학관으로 통합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9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국비(40%)를 확보하는 과정에 제주문학관건립추진위에 참여한 문학인들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직접 만나 설득했다는 말이 들린다.

제주문학관은 2년 뒤 문을 열지만 그 기간에 건축물 공사만 이루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제주문학관을 채울 자료 수집이 동반되어야 한다. '건물보다 콘텐츠'는 제주문학관 조성 논의가 있을 때마다 문학인들이 주장해왔던 내용이다. 강용준 제주문학관건립추진위 공동위원장은 "개인 작가 중심의 다른 지역 문학관과 달리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이 반영된 해양문학, 유배문학 등 콘텐츠가 다양하다"며 "착공 즈음에는 건립추진위원회를 개관준비위원회로 전환하고 자료 수집을 위해 학예 인력 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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