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반세기 제주청년작가전 느닷없이 중단 '황당'

사반세기 제주청년작가전 느닷없이 중단 '황당'
도문화진흥원 착오로 일몰사업 처리돼 올해 예산 전무
"역대 우수작가 초대전 대체… 지속 여부·방향성 모색"
  • 입력 : 2019. 01.29(화) 19:20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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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이 작년까지 사반세기 진행해온 제주청년작가전이 사업 중단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제주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관련 서류를 누락해 일몰사업으로 분류된 탓에 올해 사업비를 한푼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주청년작가전은 문예회관 전시실을 활용한 도문화진흥원의 대표 사업으로 꼽힌다. 만 45세 이하의 대학 졸업자 이상 제주지역 시각예술 분야 청년 작가를 대상으로 1994년 이래 지난해까지 해를 거르지 않고 25회 동안 이어왔다.

지금까지 제주청년작가전을 거쳐간 이들은 895명(중복 인원 포함)에 이른다. 해마다 30~40명씩 참여해 작품 발표 기회를 가졌고 7회 대회인 2000년부터는 적게는 1명, 많게는 4명까지 '우수 청년작가'를 선정하는 작업을 벌였다. 지금까지 발굴된 우수 청년작가는 46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우수 작가로 선정되면 이듬해 문예회관 초대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도 25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제주청년작가전을 열어 2명의 우수 작가를 뽑았고 오는 7월쯤 초대전을 치러준다.

하지만 제주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제주청년작가전은 행정 착오로 사업이 중단될 처지에 있다. 도문화진흥원 관계자는 "자료 제출 과정에 착오가 생겨 더 이상 예산을 지원받지 못하는 일몰사업 처리가 되어버렸다"며 "제주청년작가전을 계속하려면 내년 신규 사업으로 신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도문화진흥원은 올해 '숨고르기'를 통해 제주청년작가전의 지속 여부나 방향성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제주청년작가전을 개최하지 않는 대신 오는 7월 '어게인 청년작가전'(가제)이란 이름으로 역대 우수 청년작가 초대전도 열기로 했다.

도문화진흥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제주 지역에서 청년 작가를 발굴·지원하는 곳이 늘고 있고 공립미술관 등 관련 시설이 증가하면서 제주청년작가전에 쏠리는 관심이 예전같지 않은 만큼 이번 기회에 역대 우수 청년작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한 논의를 진행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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