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정' 제주아트플랫폼사업 여전히 미궁

'부적정' 제주아트플랫폼사업 여전히 미궁
[제주문화가 이슈&현장] '재밋섬 매입' 감사 결과 공개 그 후
  • 입력 : 2019. 01.27(일) 19: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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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여만에 나온 감사결과
"매매 계약 일반적 관행 아냐
부동산 감정평가 '다소 미흡'"
사업 제동 결정적 근거 부족
재밋섬 측은 2차 중도금 요구
문예재단 "계약 파기 어려워"
외부 위원회·내부 TF팀 가동

제주도감사위원회가 감사 착수 5개월여 만에 제주문화예술재단의 '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가칭) 조성과 관련한 '재밋섬 부동산 매입' 감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앞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제주도의회 등에서 의혹을 제기한 사안에 대해 감사위원회가 '부적정'이라고 명시했지만 정작 사업 추진 여부를 가를 만한 '결정적'인 감사 결과는 도출되지 않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인지 감사 결과 공개 이후 재밋섬 측은 제주문예재단에 2차 중도금 60억원을 지급해달라는 요청서를 보냈다.

▶"논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감사위는 17쪽에 이르는 감사 결과서에서 ▷이사회와의 사전 공감대 부족과 '기본재산운용계획' 도지사 보고 미이행 ▷기본재산관리위원회 구성 및 운영 불합리 ▷도민공감대 형성 및 도의회 보고 등 이행 부적정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내용 부적정 ▷재밋섬 부동산 매입을 위한 감정평가 내용 부적정 ▷제주도의 재단 기본재산 운영 등에 대한 지도·감독 부적정을 들었다. 기관경고, 주의, 통보 등 행정상 조치가 내려졌고 경징계, 경고, 훈계 등 제주도와 제주문예재단 관계자 5명에 대한 신분상 처분도 요구됐다.

지난 9일 이같은 감사 결과에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이튿날 "재밋섬 감사결과는 그동안 도의회에서 나온 지적을 확인해준 당연한 결과"라며 "사업의 원점 재검토와 혈세 손실 최소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도내 문화계 관계자는 "쟁점 사항마다 부적정, 불합리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감사 내용을 들여다보면 논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원점 재검토가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으나 감사 결과만 보면 사업을 무효화할 수 있는 근거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소 미흡'은 경미한 경우=실제 감사 결과는 "매매 계약금 2원, 중도 해약금 20억원 등 일반적인 거래 관행에 비해 과도하게 약정을 설정해 계약 이행과 관련된 법적위험을 부담하는 문제를 발생시켰다"며 '상식'에 어긋난 매매계약 체결 내용을 언급했을 뿐 법 위반 사항 지적은 없었다. 재밋섬 부동산 감정평가 내용과 관련해선 국토교통부 의뢰 결과 대상물건의 감정평가액이 적정 시장가치를 반영한 것으로 단정하기 곤란해 감정평가가 '다소 미흡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감사위가 주를 달아 밝혔듯, 국토교통부에서 제정한 '감정평가 타당성 조사 업무 세칙'은 타당성 검토 결과를 적정, 다소 미흡, 미흡, 징계위원회 심의 필요 의견 등 4가지 종합의견으로 표시하도록 되어있다. 다소 미흡은 그 정도가 경미한 경우에 해당된다.

이같은 상황 속에 재밋섬 이 모 대표는 지난 16일 제주문예재단에 2차 중도금 지급을 요청했다. 이에 제주문예재단은 '중도금 및 잔금 지급일은 행정 절차 및 예산 확보 상황 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변동될 수 있다'는 매매계약서의 특약사항을 들며 현재로선 이행이 어렵다는 입장을 회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중도금 지급일은 2018년 7월 20일이었지만 재밋섬 매입 논란이 확산되며 도의회가 행정절차 이행 검토를 요구하자 제주도는 직전일인 7월 19일 제주문예재단에 공문을 보내 행정절차와 관련된 사항이 처리될 때까지 2차 중도금 지급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었다.

▶현 집행부에 구상 책임 따라=제주문예재단은 '분야별 대표성이 있는 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해 제주아트플랫폼 조성 사업의 타당성 검토 등 효율적 해결방안을 조속히 강구하라'는 감사위 조치에 따라 제주도, 도의회와 협의해 내달 초 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앞서 이사장을 포함 임직원 7명으로 내부 TF팀도 구성했다. 특히 제주문예재단은 계약을 파기할 경우 현 집행부가 중도 해약금 구상 책임을 진다고 판단해 제주아트플랫폼 추진에 무게를 싣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문예재단 관계자는 "전문가 위원회 구성에 앞서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며 "향후 도, 도의회, 재단 3자 간담회도 예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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