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인 직업상 당연히 어려운 이웃들의 살림살이에 관심이 많고 더불어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라 본연의 업무에 환경보전을 접목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사일을 하시는 조천읍 모 청년회장님과 대화를 하던 중 이사를 가면서 버려지는 쓸만한 가전·가구들이 많은데 그냥 버려지는 게 너무 아깝다는 말씀을 듣게 되었고 그럼 버리지 말고 필요로 하는 분을 알아보자 하고 말이 나오게 되었다.

즉시 필요한 분을 찾아보기 시작하니 역시나 오래된 세탁기를 사용하느라 소음이 너무 커 매번 신경이 쓰여 남이 쓰던 거라도 바꿨으면 좋겠다는 어르신, 자그마한 서랍장이 필요하다는 어르신, 장롱문이 꽉 닫히지 않아 반쯤 열린 채로 사용하는 어르신이 있어 조천읍연합청년회와 협업하여 재활용 가전·가구로 바꿔드렸다. 비록 남이 쓰던 물건이지만 깨끗하고 쓸만한 것으로 바뀌어 집안 분위기까지 정돈이 된 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이 일을 앞으로 꾸준히 추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 조천읍 맞춤형복지팀의 특수시책으로 재활용 가전·가구를 활용한 '이웃사랑, 환경사랑 알뜰 살림'을 추진한다.

그동안 어려운 분들을 도와드린다는 개념은 공적급여를 통한 생계비, 의료비, 주거비 지원이 주를 이뤘기에 다양하고 복잡한 욕구를 가진 분들의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었다. 문이 닫히지 않는 장롱을 쓰는 어르신을 보더라도 그건 어르신이 알아서 할 일로 애써 모른척하거나 사회복지사의 한계 밖이라는 핑계를 댈 수밖에 없었지만 이젠 통합사례관리를 통해 그분들의 사소한 욕구까지 풀어낼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내고 있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그분들의 일상과 감정상태를 들여다보고 읽어내며 전방위적인 지원과 돌봄을 해 내고자 한다.

마을의 중심이 되는 젊은 청년들과 힘을 합쳐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사랑을 전하고 환경보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겠다.

<오숙미 제주시 조천읍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