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채소 기껏 재배 후 산지폐기 되풀이

월동채소 기껏 재배 후 산지폐기 되풀이
과잉생산→가격하락→농가 자율폐기 해마다 반복
올해 월동무 1만4000여t·양배추 9000t 폐기
도의회·농협, 생산량 조절·주산지 정책 요구
  • 입력 : 2019. 01.21(월) 18:09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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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가 21일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도, 농협 제주지역본부 및 품목별 협의회 조합장들과 함께 농정간담회를 개최해 월동 채소 과잉 생산 및 가격 하락 문제 등을 논의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월동채소 주산지인 제주에서 해마다 과잉생산이 반복돼 기껏 재배한 농산물을 산지폐기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고용호)는 21일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농협 제주지역본부(변대근 본부장) 및 품목별 협의회 조합장들과 함께 농정간담회를 개최했다. 농협 제주본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제주 주요 월동채소 가운데 무와 양배추가 과잉생산돼 가격이 하락하자 산지폐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에 따르면 2018년산 월동무의 생산예상량은 2017년산 32만t(4874㏊)보다 2만t 증가한 34만t(5177㏊)이며, 5만1000t이 출하된 1월 현재 가격(20㎏)이 7333원으로 평년 9198원보다 20.3% 하락했다. 이에 따라 농협이 산지폐기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 결과 1월 15일 현재 농가 자율폐기 수량이 목표(7000t)치의 211%인 1만4785t에 달하고 있다.

 또한 2017년 9만4000t(1999㏊)이 생산된 양배추는 2018년 생산예상량이 11만5000t(2038㏊)으로 2만1000t 증가해 1월 가격(8㎏)이 평년 5354원보다 23.7% 하락한 4086원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농협은 양배추 주산지농협 및 생산자협의회와 협의해 1월 말까지 9000t(165㏊)의 물량에 대해 산지 자율폐기를 추진하고 있으며, 21일 애월농협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는 자율감축 결의대회도 진행됐다.

 이에 대해 현용행 성산농협조합장은 "통계상 월동무 가격이 20%만 하락한 것으로 보이지만 생산농가들이 자율적으로 수급 조절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 것"이라며 "1월은 농가에서 자율 폐기 대책을 진행했으므로 2월에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공급 과잉의 문제가 수십년째 진행돼 산지폐기 등에 소요되는 노동력과 비용이 수백억원, 수천억원이 될 것"이라며 "생산량을 예측해 생산량을 사전 조절하고, 농가들이 정책에 협조하지 않으면 행정 지원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심각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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