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과정서 무리한 벌목 논란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과정서 무리한 벌목 논란
서귀포시 예래동 방제작업서 해풍피해 100여그루까지 싹둑
행정은 "문제 없다"면서도 감리·시공업체에게는 준공금 깎아
  • 입력 : 2019. 01.16(수) 17:11
  • 조흥준기자 chj@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서귀포시가 예래동 논짓물 주변 해안가 인근의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해풍 피해를 일부 입은 소나무까지 무리하게 벌목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사업을 발주한 서귀포시는 "벌목 과정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방제작업을 진행한 감리·시공업체에게는 준공금을 일부 감액해 지급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일 처리로 논란을 부르고 있다.

16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소나무 재선충병 6차 방제사업으로 서귀1사업구에 대해 A감리업체와 B시공업체를 선정, 2018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문제는 예래동에서 재선충병에 걸린 고사목뿐만 아니라 해풍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까지 잘려나가면서 지역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번 작업으로 예래동에서 소나무 150여그루가 벌목됐는데, 이 가운데 재선충병으로 피해를 본 나무는 50여그루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행정에서는 확인했다.

해풍에 피해를 본 소나무까지 벌목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에 시는 재선충병 방제사업의 감리를 맡은 A업체에게는 그루당 1만원씩 100그루를 산정해 100여만원을, B시공업체에는 1000여만원 가량의 준공금을 차감해 지급했다. 방제작업상의 잘못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지만 현재도 두 업체는 계속 재선충병 방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리한 벌목 지적에 시 관계자는 "소나무 재선충병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고사목에서 겨울을 나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 주변의 해풍으로 고사한 나무들까지 제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예래동 주민 A씨는 "해풍피해를 입은 나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제주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텐데 전문업체에서 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살아있는 소나무까지 전부 잘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잘못이 없다면서 작업 업체의 공사대금을 깎고, 또 문제가 있는 업체임을 확인하고도 다시 그 업체에 같은 일을 맡겼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시공업체와 감리업체를 대상으로 방제와 안전교육을 했지만 작업중 나무 선별 및 벌목 과정에서 일부 보고를 하지 않고 진행한 부분이 있어 조치한 것"이라며 "방제 작업 중간에 업체를 바꾸면 효율이 떨어질 수 있어, 해당 업체에 공사를 맡기되 방제 교육을 다시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환경단체와 함께 현장에서 모니터링하는 등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의 선별적 제거와 방제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3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