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로의 백록담] 원희룡 제주지사와 오거돈 부산시장의 인식 차이

[고대로의 백록담] 원희룡 제주지사와 오거돈 부산시장의 인식 차이
  • 입력 : 2019. 01.14(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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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가 제주 제2공항 후보지 입지선정 타당성 조사 용역이 조작됐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제2공항 추진 딴지걸기로 치부하고 있다.

행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사실 규명을 하고 도민들에게 설명을 해야 하나 방관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2공항 반대 성산읍 대책위원회와 제2공항반대도민행동은 2015년 제주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당시 유력한 후보지였던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1·2리 후보지를 탈락시키기 위해 부지의 위치를 옮기고 방향을 바꾸는 데이터 조작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신도 후보지를 고의적으로 탈락시키기 위해 소음 평가에서 가장 좋지 않은 점수가 나올 수 있는 곳으로 위치와 각도를 변경시켰다는 것. 신도 2리 입지 조건과 평가방법 등을 조작하지 않았다면 제2공항 최종 후보지는 성산이 아니라 신도2리가 됐을 것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반대범도민행동은 조작 및 부실 용역에 근거한 제2공항 기본계획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또 국토부는 더 이상 제2공항 갈등을 풀어나갈 추진 주체가 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고 사전타당성 용역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위해 새로운 협의기구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재조사 검토위원회 활동 결과 사업을 백지화할 만큼 큰 하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올해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강행하고 있다.

향후 사법기관의 수사를 통해 성산이 유리하도록 용역조작을 지시한 책임자를 찾아내고 용역 조작으로 이득을 취한 집단을 찾아 내지 않는 한 국토부의 용역조작 의혹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 지사는 국토부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의 활동결과 근본적 결함이 있는게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며 용역조작 의혹 해소보다는 제2공항 착공을 위한 제반 절차 진행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반해 오거돈 부산시장은 김해신공항 결정은 전 정부인 박근혜 정권의 잘못된 정치적 판단이었다며 '김해신공항 건설 불가'를 주장하고 있다.

오 시장은 김해신공항 불가 이유로 고정 장애물인 산 절취부분 제외, 소음피해 범위 의도적 축소, 군사공항 훈련증가로 부산 북구, 사상구 등 10만 여명의 소음피해 미고려, 활주로 길이 3.2km로 저가 항공기 위주 규모로 계획 등을 제시했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7조원에 달하는 건설비용과 고정장애물 절취비용 3조원이 추가로 예상되며, 10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군사공항과 겸하는 김해신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판단으로 7조원이면 안전하고 소음피해 없는 독립된 해상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고 분석했다.

오 시장은 김해신공항 건설의 문제점을 계속 정부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은 이 문제를 잘못된 정책을 추진중인 국토부가 아닌 국무총리실을 통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받을 예정이다.

김해신공항에 대한 오 시장의 불가론은 제주 제2공항반대성산읍대책위원회와 제2공항반대도민행동이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했던 것들과 유사하다. 오 시장은 고정 장애물인 산을 절취해서 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원 지사는 성산에 공항이 들어서려면 오름 10개를 절취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 전혀 문제 의식을 갖지 못하고 있다. 성산에 제2공항을 건설하기로 이미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제 도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곳은 국무총리실 하나이다. 국무총리실에서 제2공항 후보지 입지선정 타당성 연구용역 조작의혹 해소에 나서 주길 바란다.

<고대로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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