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토부의 독선에 제2공항 더욱 꼬인다

[사설] 국토부의 독선에 제2공항 더욱 꼬인다
  • 입력 : 2019. 01.09(수)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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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문제가 심히 우려된다.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서다. 급기야는 제2공항 반대를 주장하며 단식농성중인 천막을 철거하면서 충돌하기에 이르렀다. 타당성 용역 재조사 검토위원회 활동이 파행으로 끝난데 이어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등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제주시는 7일 제2공항을 반대하며 제주도청 맞은편 인도에서 단식농성중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경배씨의 텐트와 제주녹색당 천막 등을 모두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와 공무원이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또 제주도는 같은 시각 도청 현관에서 김경배씨가 원희룡 지사를 만날 수 있게 해달라며 연좌농성을 벌이던 시민사회단체를 끌어냈다. 김씨는 지난 12월 19일부터 제2공항 백지화를 요구하며 20일째 단식하며 농성중이었다. 제주녹색당은 30일부터 천막농성을 했다.

특히 김경배씨는 2017년에도 42일간 단식투쟁을 벌인 바 있다. 그것은 목숨을 건 싸움이었다. 그렇다고 밑도 끝도 없이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부실이 계속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제2공항 건설계획이 발표된 2015년 11월부터 용역에 대한 부실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3년이 넘었지만 부실용역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 용역이 문제 많다는 것을 방증하고도 남는다. 심지어 용역 조작 의혹까지 잇따를 정도다. 최근 용역 과정에서 유력한 후보지였던 신도리의 평가가 의도적으로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산 후보지는 군 작전공역과 겹침에도 최고점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엊그제는 후보지 선정과정에서 성산지역의 안개일수가 의도적으로 조작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사전타당성 용역 자체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부실용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국토교통부는 뻔뻔스럽기 그지 없다. 보도자료를 통해 제2공항 입지 선정 타당성 용역은 문제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동안 숱하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조차 내놓지 못하면서 문제가 없다니 말이 되나. 정부의 용역, 그것도 국책사업이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갔는지 의문스럽다. 국토부가 검토위 활동을 일방적으로 종료시킨 것도 '부실용역 규명'보다는 '절차적 정당성'을 노린 꼼수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검토위 활동을 통해 갈등 문제를 푸는 변곡점이 되기를 기대했으나 완전히 물거품이 됐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나 통했던 국토부의 독선이 과연 어디까지 밀어붙일지 궁금하다. 자그만치 5조원의 혈세를 쏟아붓는 국책사업이라면 마땅히 환영받을 일이다. 한데 제2공항이 얼마나 문제가 많으면 지탄을 받겠는가.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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