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관광 낙수효과 미미하니 큰 문제다

[사설] 제주관광 낙수효과 미미하니 큰 문제다
  • 입력 : 2019. 01.08(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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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제의 핵심인 관광산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감소하는 등 관광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도내 관광산업의 매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제주관광산업 생산지수만 보더라도 2016년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으로 전년에 비해 13.8% 증가했다. 그게 2017년에는 중국인 관광객과 크루즈선 입항 횟수 감소 등으로 6.7% 떨어졌다. 문제는 관광산업의 침체 못잖게 지역경제에 미치는 낙수효과가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관광수익이 국내 대기업 면세점과 중국자본의 카지노 등에 집중되고 있어 더욱 우려된다.

제주도가 내도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제주에서의 카드 이용은 주로 면세점(43.8%)에서 이뤄졌다. 그 다음 화장품(9%), 기타 건강식(6.2%), 골프장(3.4%), 기타 음료식품(2.5%) 순이었다. 면세점 쏠림 현상이 해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제주지역 면세점 매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매출액이 2조4400억원에 달한다. 도내 면세점 매출액이 2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2015년 연간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한 이후 3년만에 갑절로 늘어난 것이다. 시내면세점인 (주)호텔신라 신제주면세점이 7900억원, 롯데면세점제주(주)가 6860억원의 매출 올렸다. 면세점 수익은 대기업이 60% 이상 쓸어가고 있는 것이다. 크루즈 관광도 마찬가지다. 2016년 크루즈 관광객수가 100만명을 돌파했으나 지역경제 낙수효과는 미미하다. 크루즈 관광객도 면세점 위주의 쇼핑관광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입출항료·접안료 등 항만수입과 전세버스·예선료·도선료 등 민간수입 등이 창출되고 있으나 지역상권에는 큰 도움이 안되고 있다.

비단 면세점이나 크루즈 관광만이 아니다. 많은 관광객이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소매점에서 지갑을 연다. 그러니 제주관광이 성장하더라도 지역경제에 떨어지는 파급효과는 적을 수밖에 없다. 지역주민들에게는 그야말로 '속빈강정'이다. 재주는 곰(제주)이 부리고 돈은 대기업이 챙기고 있잖은가. 그런데도 대기업이 지역환원에는 인색하기 짝이 없다. 얼마나 인색했으면 지난해 11월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관광수익의 역외유출 문제가 도마에 오르겠는가. 외국의 경우 카지노 매출액의 30% 이상을 세금으로 거둬들이고 있으나 제주도는 10%에 그치고 있다. 제주관광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려면 지역경제에 온기가 감돌아야 한다. 대기업이 관광수익을 거의 독식하는 한, 지역과의 상생을 외면하는 한 제주관광의 미래는 암담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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