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귀못통·돗귀못… 돼지 관련 지명 제주 5곳

돗귀못통·돗귀못… 돼지 관련 지명 제주 5곳
황금돼지해 맞아 분석… 다산·풍년 상징 동물
  • 입력 : 2019. 01.01(화)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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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기르는 특성·모양 닮은 마을 등에 명명

60년 만에 찾아온 황금돼지해인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다. 기해년(己亥年)의 기(己)는 천간의 토(土, 흙)에 해당하고 색깔로는 노랑, 황금색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황금돼지를 맞아 전국적으로 돼지와 관련한 지명을 갖고 있는 곳은 얼마나 될까.

국토지리정보원이 2019년 기해년(己亥年) 돼지의 해를 맞아 전국의 지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돼지와 관련돼 고시된 지명은 총 112개이며, 그 중 전남이 27개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에 이어 경남 21개, 전북 16개, 경북 13개의 분포를 보면, 주로 우리나라의 남쪽지역으로 풍요로운 곡창지대가 있는 곳이다. 상대적으로 먹거리가 풍부한 이 지역에서 가축으로 돼지를 많이 길러 주변의 지명에 돼지가 자주 사용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십이지의 열두 번째 동물인 돼지는 시간으로는 해시(오후 9시∼11시), 방향으로는 북서북, 달로는 음력 10월에 해당하며 이 시각과 방향에서 오는 사기(邪氣, 주술적으로 나쁜 기운)를 막아주는 동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돼지는 예로부터 제천의식의 제물로 사용돼 제의(祭儀)의 희생을 의미하는 동시에 신통력이 있는 영물, 길상의 동물로 길조를 나타내기도 하며, 한꺼번에 많은 새끼를 낳는 습성 때문에 다산과 풍년의 상징인 동물로 재물과 다복을 대변하기도 한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제주지역은 돼지관련 지명이 5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돗귀모통 마을은 옛날 큰 구멍에서 돼지를 기르면서 돗귀못통이라 불렀다. 같은 마을내 돗귀못은 지세가 '돗귀동산(돼지의 귀와 같은 동산)'에 시설된 못(池)이라는 데서 '돗귀물'이라 했다. 인근 대정읍 인성리에 있는 '돌귀동' 마을은 마을 형태가 돗(돼지)의 귀와 같다고 해서 돗귀동이라고도 하던 것이 변해 돌귀동이라 한다.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돗오름(猪岳)은 산 모양이 돼지 모양이므로 돗(도야지)오름이라 부르고 한자어로 저악이라고 부른다. 구좌읍 평대리와 송당리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산 중턱은 초지대 로 개민들레, 미나리아제비, 제비꽃 등 초지 식물이 식생하고 있다.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한 돌오름은 옛날에 돼지가 내려와서 돗 내린(속칭) 오름이라 하다가 그 후 어조재가 변해 돌오름이라 칭하게 됐다

이외에도 서귀포시 토평동은 돼지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을 중앙에 큰 못이 있는데 과거 멧돼지(산돗)가 이 물을 먹고 살았다 해서 돗드르 또는 저평리(猪坪里)라고 불리다가 이후 토평리로 호칭했다고 한다. 서귀포 돈내코도 멧돼지들이 물을 먹던 내(川)의 코(입구, 길목)라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멧돼지가 많이 잡혀 죽은 곳이라는 '돝죽은산밭'(제주시 회천동) 등도 특이한 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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