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청와대 내면까지 줄줄이 얘기하느냐"

원희룡 지사 "청와대 내면까지 줄줄이 얘기하느냐"
홍명환 의원 긴급현안질문에 "도지사가 독배"
시민단체들 "순교자인 양… 도민배반주" 비판
주민투표 의도 문제제기에 "자신없나" 반문도
  • 입력 : 2018. 12.23(일) 17:24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1일 제주도의회 긴급현안질문 답변에 나서 영리병원을 허가한 자신의 결정에 대해 "독배"를 마셨다고 발언해 시민단체로부터 "도민배반주"라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영리병원 개설 허가 등 제주의 현안에 대한 도정의 결정을 비판하는 지적에 청와대까지 들먹이면서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일관해 반발을 사고 있다. 심지어 영리병원을 허가한 자신의 결정을 "독배"를 마신 순교자에 비유해 시민단체로부터 "도민배반주 혈세 낭비주"라는 비판까지 자초했다.

 원희룡 지사는 21일 제367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갑)의 긴급현안질문에 대한 답변에 나서 행정체제 개편과 영리병원, 제2공항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원 지사는 본격적인 일문일답에 앞서 홍 의원이 지역구인 도남동 시민복지타운과 선거구 조정 문제를 언급하자 "도정질문 때 하라"고 발언을 제지하는가 하면 시종일관 공세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변호했다.

 원 지사는 "분권을 말하면서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권고한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을 도의회에 그대로 제출한 것은 무책임하다"는 홍 의원의 지적에 "제주도가 의견을 가미하면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민의의 전당인 의회에 그대로 상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 지사는 또 "행정체제 개편을 무산시키기 위해 주민투표를 자꾸 언급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 그렇게 자신이 없느냐. 주민투표를 통해 50% 지지가 나오지 않으면 도민의 뜻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와 함께 홍 의원이 재검토 용역과 도청 앞 단식농성으로 점화된 제2공항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주문하자 원 지사는 "지난해 1차 단식 때 요구를 다 받아들여 국토부와 (타당성 재조사 용역)검토위원회를 만들고, 저희들은 빠져달라고 해서 빠졌는데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사람들이 통행해야 할 인도의 불법적치물(단식농성장)은 방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원 지사는 영리병원 공론조사 결과를 번복하고, 이후 투자자의 소송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그 과정을 설명하던 중 이를 듣던 홍 의원이 "공개할 순 없다고요?"라고 묻자 "제가 청와대나 보건복지부 내면의 상황을 줄줄이 다 얘기하느냐"고도 했다.

 이날 원 지사의 발언을 접한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원희룡 도지사가 갈등해결을 위해 독배를 마신 순교자처럼 묘사했지만 정작 독배를 마시게 된 것은 국내 1호 영리병원 허용으로 피해를 보게 될 제주도민들과 국민들"이라며 "원 지사가 마신 술은 독배가 아닌 도민배반주이자 혈세 낭비주"라고 비판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95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