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피신 도운 중국인, 한국서 난민 최종 인정받아

탈북자 피신 도운 중국인, 한국서 난민 최종 인정받아
법무부, 지난 21일 난민 인정서 발급
  • 입력 : 2018. 12.22(토) 13:16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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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탈북자 500여명이 제3국으로 도피하는 것을 도운 중국인이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최종적으로 인정받았다.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지난 21일 중국인 투아이롱(55)에게 난민 인정서를 발급하고 체류자격 F-2(거주)를 부여했다고 22일 밝혔다.

난민으로 인정받으면 참정권을 제외하고 우리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을 받을 수 있다. 소득이 낮은 경우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받을 수 있으며 의료보험 혜택,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고, 취업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배우자나 미성년 자녀를 우리나라로 불러들여 함께 살 수도 있다.

출입국청은 앞서 투아이롱의 난민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이후 그가 난민 불인정 취소 소송에서 승소하자 실무적 절차를 거쳐 난민 인정서를 줬다.

출입국청 관계자는 "제주에서는 최근 난민 인정을 받은 예멘인 2명에 이어 3번째 난민 인정자"라고 말했다.

법원 판결문 등에 따르면 투아이롱은 2006년께부터 중국 내 탈북자들이 라오스 등으로 출국하는 것을 돕다 2008년 8월 중국 공안에 체포돼 이듬해 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선고 직후 또다시 자신에 대한 중국 정부의 수배령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2009년 중국을 떠나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등을 떠돌았다.

그 과정에서 2010년 태국 정부에 난민 신청을 했지만 거부됐고, 2012년 12월 라오스로 들어가 라오스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라오스에 체류하는 동안에도 수시로 중국에서 라오스 국경까지 내려온 북한 이탈민이 제3국으로 탈출하는 것을 도왔다.

그러던 중 그는 2016년 3월 주라오스 중국대사관으로부터 중국으로 돌아가 자수하라는 취지의 연락을 받았고, 고심 끝에 탈북자 지원 단체의 도움을 받아 한국에 입국해 그해 4월 제주출입국청에 난민 신청을 했다.

그러나 출입국청은 그가 중국을 떠나 라오스에서 평온한 생활을 한 만큼 박해의 공포가 있다고 볼 수 없고, 탈북민 지원도 경제적 이유로 한 것이라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한 박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난민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투아이롱은 이에 불복해 지난해 4월 난민 불인정 처분 취소 소송을 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고, 재판 결과는 지난 6월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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