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의 현장서 '다시 봄'을 기다리며

제주4·3의 현장서 '다시 봄'을 기다리며
4·3 70주년 기념사업위 생존희생자·유족 사진전
다큐 사진가 김은주씨 제주 곳곳 촬영 104점 전시
  • 입력 : 2018. 12.18(화) 18:13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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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너븐숭이에서 김택 할머니.

올해 나이 여든 둘의 김택 할머니는 북촌대학살이 일어난 1949년 1월 17일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죽음의 경계선에서 벗어난 덕에 가까스로 살아났지만 마흔아홉이던 아버지는 '너븐숭이 소낭'에서 사살됐다. 아흔여섯 이사아 할머니는 같은 날 함덕 군인주둔지에서 친정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를 잃었고 스물 여섯 남편은 1949년 4월 21일 선흘 근처에서 사망했다. 일흔일곱 강형석 할아버지는 1949년 2월 16일 형을 잃었다. 스물한살이던 형은 청수리 곶자왈에 땔감하러 갔다가 손에 낫을 들었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서 바로 총살을 당했다.

이처럼 제주4·3에 얽힌 인물을 담은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와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제주4·3 7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생존희생자와 유족 사진전 '다시 봄'이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 민중항쟁과 민간인 학살 사건을 다큐사진에 담아오고 있는 김은주 작가가 기획했다. 김 작가는 제주 곳곳 그 날의 현장에서 4·3 생존희생자와 피해자 유가족의 인물 사진을 촬영했고 104점을 전시장에 걸었다.

전시는 2019년 1월 31일까지 제주4·3평화재단 2층 기획전시실. 전시가 끝나면 사진 속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작품을 기증할 예정이다. 문의 064)723-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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