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제주섬 창조신 설문대 부활을 꿈꾸며

지금, 여기 제주섬 창조신 설문대 부활을 꿈꾸며
한진오 이도희 유용예 주축 '2018 사라진 것들의 미래-사남굿 설문대'전
전설지 순례 통해 난개발 몸살 제주에 던지는 메시지 영상·사진·퍼포먼스로
  • 입력 : 2018. 12.17(월) 09:53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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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유용예가 설문대 전설지에서 담은 이도희의 퍼포먼스.

설문대할망 전설이 깃든 제주 곳곳에서 길어올린 이야기가 전시장에 펼쳐지고 있다. 17일부터 제주시 오현길 W스테이지에서 시작된 '2018 사라진 것들의 미래-사남굿 설문대'전이다.

이번 전시는 극작가 한진오(총연출), 퍼포먼스 아티스트 이도희(퍼포먼스오 시나리오), 사진가 유용예(사진과 시나리오)씨가 참여한 '불휘공 프로젝트' 결과물을 공유하는 자리다. 설문대 전설지가 2000년 이후 집중되고 있는 극심한 난개발로 훼손되거나 멸실 위기에 처한 현실을 돌아보고 파멸의 행위를 멈추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된 프로젝트로 전시 기간엔 작가와의 대화, 퍼포먼스 등 관객과 소통하는 마당이 잇따른다.

전설 속 설문대할망은 명주 한 동이 모자라다며 육지까지 다리 놓기를 중단하고 물장오리 산정호수 속으로 사라진다. 이를 두고 '100통을 채우지 못한 명주 99통' 등 섬의 제한성과 변방 콤플렉스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 사남굿 설문대'전은 달리 봤다. 창조주인 설문대가 제주섬으로 화하면서 영원히 그 육신을 훼손하지 말라는 자연성의 메시지를 남겼다는 것이다. 오늘날 제주섬이 파헤쳐지는 광경에서 설문대가 던지는 화두를 읽어야 한다고 했다.

이도희의 현장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진행된 전설지 순례 과정은 유용예의 사진과 한진오의 영상 작업에 담겼다. 제주4·3 역사유적지, 개발로 인해 자연성을 상실한 도심까지 아우르며 영성을 일깨우는 굿판을 볼 수 있다. 전설지와 더불어 난개발로 인해 파괴된 자연의 참상은 사진으로 고발한다.

전시는 이달 23일까지. 첫날 오후 5시에는 이도희·한진오가 여는 공연을 펼친다. 마지막날 오후 4시에는 이도희 고석철 김현주 이성희 한진오가 설문대의 부활을 염원하는 '사남굿 설문대'를 닫는 공연으로 준비했다. 이 때는 제주 굿의 미술적 장치에서 착상한 의상과 설치 작품이 어우러진다. 21~22일 오후 6시에는 유용예 이도희 한진오 작가의 영상작품 3편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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