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인간 잇는 낭쉐 제주도 일주 추진하자"

"신과 인간 잇는 낭쉐 제주도 일주 추진하자"
제주민예총, 탐라국입춘굿 복원 20년 평가와 전망 세미나
"제주도 전체가 공간인 입춘굿 낭쉐몰이에만 집중해도 효과"
  • 입력 : 2018. 12.16(일) 17:2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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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국입춘굿 참가자들이 제주시 도심 거리에서 낭쉐몰이를 하고 있다.

내년이면 20주년이 되는 탐라국입춘굿. '나무로 만든 소'를 뜻하는 입춘굿의 상징물인 '낭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년을 맞은 축제의 새로운 방향을 그려보자는 제언이 나왔다. 지난 14일 제주민예총(이사장 강정효)이 주관한 '탐라국입춘굿 복원 20년의 평가와 20년의 전망' 세미나를 통해서다.

이날 허용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는 '탐라국입춘굿의 전개 양상과 이후 전망' 주제 발표문에서 "입춘굿은 제주도에서 국내를 넘어 동아시아까지 공유하고 있는 전통적이고 광포한 봄맞이 축제"라며 "제주도 입춘굿은 제주도 전체를 그 공간으로 삼고 신들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축제"라고 밝혔다.

신들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특수한 매개로 낭쉐를 꼽은 허 교수는 "낭쉐몰이에만 집중해도 제주도 입춘굿의 원리적 복원이나 창조적 계승의 사례가 될 수 있다"며 "낭쉐의 전도 일주를 통해 도민이나 관광객들이 입춘굿에 쉽게 접근하고 그 의미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문무병 제주신화연구소 이사장은 기조 발표문에서 '바람을 넣는 신명축제'인 입춘굿의 위상을 주문했다. 문 이사장은 "입춘굿 복원 20년을 돌아볼 때 평가할 게 없어 죄스럽다. 그래도 촌평이 필요하다면, 입춘굿의 핵심은 흩어지고 중심 없이 포장만 요란한 백희 난장이 되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관청이 참여 간섭하고 시정을 홍보하는 축제가 아니라 제주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진짜 사람들이 만드는 축제가 필요하다"며 "제주의 개발론자들이 땅을 팔고 뒤집는 축제가 아니라 제주인이 제주땅을 지키고 땅에 기와 신명을 불어넣는 입춘굿을 준비하는 모임을 만들어 그들이 책임있게 준비하고 연구하는 축제, 굿이 살아있는 생명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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