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하수 25년 전부터 오염에도 '허송세월'

제주지하수 25년 전부터 오염에도 '허송세월'
보건환경연구원 1993년 163개 관정 전수조사
18개 질산성질소 오염 판정 후 25년간 모니터링
한림·한경·대정 증가 반면 안덕·남원·서귀 감소
오염원 농업화학비료→축산분뇨·액비 이동 추세
  • 입력 : 2018. 12.12(수) 17:50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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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1994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한 '제주도 지하수 수질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했다.

제주의 지하수가 지난 1993년 전수조사에서 처음으로 질산성질소에 오염된 사실이 밝혀진 뒤 이후 상황이 계속 악화됐지만 대책은 마련하지 못한 채 25년간 수질조사만 반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최근 박원철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제주시 한림읍)의 요구에 지난 1994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한 '제주도 지하수 수질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보건환경연구원은 1993년 상수도로 사용되는 지하수 163개 관정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해 18개 관정이 질산성질소에 오염된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이후 25년간 수질모니터링을 진행하는 동안 단 한번이라도 조사한 357개 관정 중 68개 관정이 질산성질소에 오염돼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보건환경연구원은 1996년 질산성질소에 오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18개 관정의 지하수를 미국 네브라스카대학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농사용 화학비료(15개)와 생활하수 및 쓰레기 매립장(2개), 자연토양 유기물(1개)에 의해 오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2017년 오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30개 관정에 대한 분석 결과는 가축분뇨에 의해 오염된 곳이 10개 관정으로 늘었으며, 20개 관정은 기타 자연상태 유기물 및 화학비료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0년 이전과 최근 5년간 지역별 오염도 증·감 추이를 확인한 결과 양돈장 밀집지역 및 양돈액비 주 살포지역인 한림·한경·대정 지역의 오염도가 증가한 반면 농사용 화학비료 주 살포지역인 안덕·남원·서귀·애월은 오염도가 크게 감소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이러한 변화가 제주지하수 오염원이 농사용 화학비료에서 가축분뇨 및 양돈액비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박원철 위원장은 "지난 25년간 모니터링 결과는 제주지하수 오염 현황과 원인은 물론 해결 방안까지 알려주고 있지만 제주도는 처리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채 다시 수질 모니터링 예산만 편성하고 있다"며 "제주 전역에서 발생하는 1일 축산분뇨 2800여t 전량을 경기 용인과 인천 서구처럼 공공하수처리장으로 연계해 처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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