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언의 건강&생활] 새롭게 등장한 음주문화, 혼술

[강지언의 건강&생활] 새롭게 등장한 음주문화, 혼술
  • 입력 : 2018. 12.12(수)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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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음주폐해의 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 알코올 관련 사망자는 4747명으로 매일 13명씩 술로 인한 문제로 사망하고 있다. 주취폭력, 자살, 교통사고 등 주요 사건 사고의 원인으로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것도 음주가 주원인이며, 의료비와 생산성 손실액 등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9조 4000억원에 이른다고 보고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의 음주 피해는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93.2%가 타인의 음주로 피해를 받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66.7%는 음주로 인한 폭력으로 두려움을 경험했다고 보고하고 있으나, TV, 라디오 등 전통매체에서만 직접적인 주류광고를 제한하고 있을 뿐 유튜브 등 새로운 매체를 활용한 주류 광고는 더욱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폭음 등 집단적 음주문화와 과도한 음주에 대한 관대한 인식이 여전한 것 또한 사실이다. 알코올중독자로 추산되는 인구가 139만 명이나 되지만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비율은 12.1%에 불과하며 지역사회 내 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을 위한 사회기반은 여전히 부족하다.

사회적으로 인구의 고령화와 더불어 늦은 사회진출과 결혼을 않고 혼자 사는 1인 가구 수가 늘어나고 있다. 그에 따른 현상으로 혼밥과 혼술, 홈술이 대중화되고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혼술은 '외롭게 혼자 마시는 술'과 같이 부정적인 인식에서 '혼자 즐기는 술'로 인식되는 현상이 확산되며 인터넷과 대중매체에서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혼술을 하는 이유로 '함께 마실 사람이 없어서'(7.7%) 등 부정적인 이유보다는 '편하게 마실 수 있어서'(62.6%) 등 긍정적인 이유가 대부분이다. 또한 혼술 관련어는 '맥주, 맛집, 가격, 저녁, 피자, 치킨' 등의 음식과 '좋다, 맛있다, 즐겁다, 추천' 등 긍정적인 감정과 관련이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주류의 저도수화 등 주류업계의 마케팅 전략으로 혼술 문화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서 6개월 내 주류 섭취 경험이 있는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66.1%가 혼술 경험이 있으며 이들 중 25.5%는 6개월 전에 비해 혼술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또한 혼술 및 1인 가구 음주행태와 관련요인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의 73.4%에서 혼술 경험이 있으며, 고위험 음주자의 혼술 경험은 80.5%로 저위험 음주자(54.3%)보다 높았으며, 혼술 경험자 중에서 고위험 음주자는 혼술 할 때 더 자주, 더 많은 양의 소주를 마시는 것으로 분석 되었다. 이렇게 확산되는 혼술 문화는 고위험 음주를 더욱 부추기거나 자주 마시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고, 사회적 교류나 친목 도모가 아닌 음주 자체가 목적으로 알코올에 대한 의존성을 높일 우려가 높아 새롭게 등장한 음주문화인 혼술과 1인 가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경각심이 절실히 요구된다.

최근 세계보건기구는 주류의 이용 가능성을 제한하고, 음주운전 방지 수단을 강화하며, 음주문화 선별·치료 접근성을 확대하며, 주류광고와 후원의 금지 및 제한을 강화하고, 세금 및 가격정책을 이용하는 등 5가지의 음주폐해 예방과 감소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전략을 발표 하였다. 더불어 지난 달 14일에는 보건복지부에서 음주조장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여 주류광고 규제를 강화하고, 절주 실천을 위한 지원 환경을 조성하며, 알코올 중독자 치료 재활 서비스를 강화하며, 음주폐해 예방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한 세부 추진과제들을 담은 음주폐해예방 실행계획을 발표하였다. 마침 제주도에서도 지난 3일 탐라광장에서 '음주청정지역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번 계기로 건전한 음주문화가 조성되어 건강의 섬, 회복의 섬 제주가 되길 기대한다. <강지언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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