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정노동자 언어폭력 노출 위험수위

제주 감정노동자 언어폭력 노출 위험수위
10명 4명 이상이 경험… 70% 이상은 '속앓이'
"업무로 입은 건강문제 해결할 제도 장치 절실"
  • 입력 : 2018. 12.11(화) 18:06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도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는 도내 만 19세 이상 감정노동자 5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노동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저보다 나이 어린친구가 반말로 말할 때가 있어요. 그런 때는 '내가 왜 이런 말까지 들어야 하나, 이일을 계속해야 하나'라는 회의감이 듭니다."

"'끊지 말아봐, 네 목소리 더 듣고 싶어', '남편과 관계는 어때?' 등 상담사가 여자라는 이유로 성희롱 발언을 하는 고객들의 전화를 받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제주도내 감정노동자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은 고객으로부터 정신적·성적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는 도내 만 19세 이상 감정노동자 5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노동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조사 기간은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이뤄졌다.

 설문조사 대상자를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이 68.1%로 많았고, 연령별로는 40대가 32.5%, 30대 26.6%, 50대 17.8% 등으로 구성됐다. 직업별로는 관광·서비스종사자가 28%으로 가장 많았으며, 판매·영업종사자 21.5%, 보건·사회복지 19.8% 순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 결과 43.6%에 이르는 감정노동자가 모욕적인 비난이나 고함, 욕설 등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러한 모욕적인 언행을 당했을 때 대처 방법을 묻는 질문에서 42.6%가 '대체로 참고 받아들이는 편'이라고 답했으며, '감정을 억누르고 친절하게 대한다'는 응답도 34.5%에 달했다.

 이로 인해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서는 75.9%가 없다고 대답했다.

 제주도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관계자는 "회사의 불이익 때문에 악성고객으로 인한 응대를 계속하거나 전화를 끊지 못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감정노동자들이 고객응대로 인해 입은 육체적·정신적 건강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13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