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가 이슈&현장] 문화시설 운영 개선 방향 어디로

[제주문화가 이슈&현장] 문화시설 운영 개선 방향 어디로
48개 문화시설 제주문예재단 위탁 가능한가?
  • 입력 : 2018. 12.10(월) 2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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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분야 미술관·박물관·도서관·문화의집 망라
공공시설물 관리 계획안 문예재단 수탁기관 제시
제주도 의견 수렴 진행중… "현행 직영 선호 다수"


제주지역 공공 문화시설 운영 방식에 변화가 일까. 제주도가 최근 관광·문화·수련·교육시설을 아우른 공공시설물 관리 운영 개선 계획을 마련해 분야별 의견 수렴에 나서고 있어서 문화시설 관리 방안이 어떤 방향으로 세워질지 관심이 쏠려 있다. 문화시설의 경우 내부 논의를 통해 다른 분야처럼 2019년 하반기 시설관리공단 운영 후 위탁 검토하는 안을 적용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타당성 용역에서 제외시켰다고 밝혔지만 시설 관리운영 개선 계획안에 제시된 제주문화예술재단 이관·위탁 추진은 검토 대상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시설 운영 전문성 제고 공감하지만…"=제주도가 시설운영 개선안에 포함시킨 문화 분야 시설물은 48곳에 이른다.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같은 공립미술관과 공립박물관, 제주도문예회관, 제주아트센터, 서귀포예술의전당은 물론이고 공공도서관, 읍면동 문화의집까지 망라됐다.

계획안에 따르면 내년 3월까지 분야별 시설물 관리·운영 개선안을 확정한 뒤 필요하면 관리·운영 이관을 추진하도록 했다. 문화 분야 수탁 기관으론 제주문예재단이 올랐다. 제주도 문화정책과는 이에 근거해 문화시설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벌이고 있다.

도내 문화계 일각에서는 시설물 관리 운영 개선 계획의 취지인 문화시설의 전문성이나 효율성 제고에 공감한다면서도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 문화의집 등 서로 다른 성격을 감안하지 않은 채 일괄적으로 위탁 운영하는 방안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제주문예재단 위탁에 대해서도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제주문예재단이 조직이나 인력에 비해 업무가 방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문화시설 관리까지 맡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문화시설 특수성 감안 않으면 또 실패=제주도에 의견을 제출한 문화시설에서도 현행 직영 체제 유지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문화정책과 관계자는 "문화시설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이고 공공성이 우선인 만큼 지금처럼 직영으로 하는 게 낫다는 생각들이 많다"며 "연말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시설 관리 방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계획안을 두고 일부에서는 문화 시설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관리 운영 방안은 또 다시 실패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10년 전인 2008년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을 제주도문화진흥본부로 격상시켰던 사례가 한 예로 꼽힌다. 당시 제주도문화진흥본부는 박물관운영부, 문예진흥부 아래 제주도립 공연장, 박물관 전체를 관리하는 조직으로 의욕적인 개편에 나섰지만 2년여 만에 원상 복귀했다. 운영 인력이나 시스템이 구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직만 통합한 탓이 컸다.

문화시설을 이용자 맞춤형으로 제주도민에게 돌려주려면 기획력과 홍보 마케팅 등이 강화돼야 한다. 해당 분야에서 경험과 유연성을 갖춘 민간 영역의 유입 역시 확대될 수 밖에 없다. 이에 앞서 공립미술관, 공연장끼리 네트워크 활성화부터 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수 대비 적지 않은 문화시설들이 중복 행사를 줄이고 차별화된 기획으로 공간의 색깔을 찾으려는 노력이 선행될 때 추진 계획도 설득력을 얻는다.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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