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색 확대 반면 자청비 능동성은 반감

제주색 확대 반면 자청비 능동성은 반감
제주도립무용단 정기공연 '자청비…' 올려
같은 소재 여섯번째 작품 레퍼토리화 언제쯤
  • 입력 : 2018. 12.09(일) 17:52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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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립무용단이 지난 7~8일 정기공연으로 '자청비-오름에 부는 바람'을 무대에 올렸다. 사진=제주도립무용단 제공

이번이 여섯번째였다. 제주도립무용단이 제주신화 세경본풀이의 주인공 자청비를 소재로 창작물을 만든 횟수다. 지난 7~8일 도립무용단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자청비를 무대에 올렸지만 새로운 작품을 준비해야 했다. 지난 9월 부임한 신임 김혜림 상임안무자가 안무를 새로 짜야 하는 형편이 되었다.

지난 8일 저녁 문예회관 대극장. 2개월 여 준비 끝에 쉰한 번째 정기공연으로 공개된 '자청비-오름에 부는 바람'은 무대의 화려함을 줄인 대신 전작에 비해 제주색을 강조했다. 막이 오르기 전부터 제주민요 '사대소리'가 공연장에 퍼졌고 가을 들녘 제주 사람들의 춤사위가 그 위에 포개지며 농경신 자청비의 등장을 알렸다. 종이 영감탈, 연물놀이를 활용해 인상적인 제의 장면도 만들었다. 자청비가 멀리 떠난 문도령에게 마음을 전하는 대목에선 제주방언 글귀가 무대 위를 채웠다.

두 차례 공연 동안 단원들이 역량을 펼칠 기회도 늘렸다. 어린 자청비에서 오곡의 신까지 성장에 따른 자청비 역을 따로 뒀고 문도령, 정수남(이) 역할을 더블캐스팅했다.

하지만 70분이 조금 넘는 '자청비'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 한 탓에 집중도가 떨어졌다. 신화 줄거리를 무용극으로 담아내려다 보니 설명하는 듯한 장면이 있었다. 자청비는 남장을 한 채 글을 배우고 사랑을 쟁취하고 모험하는 일에 주저함이 없었지만 그같은 면모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 도립무용단이 수 차례 자청비를 다룬 만큼 이제는 대표작 하나 가질 때가 되었다.

이날 공연장에서 만난 윤성주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자는 "제주신화를 뮤지컬처럼 재미있게 무용극으로 풀어냈다"며 "설명적인 부분을 압축하고 다듬는 등 보완이 이루어진다면 제주 무용 레퍼토리로 성장할 수 있는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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