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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병의 목요담론] 12월의 두 착공식을 생각하며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입력 : 2018. 12.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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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올레길을 걷다보면, 양 날개에 하얀 손수건을 달고 다니는 딱새가 눈에 많이 띈다. 이 새는 여름에는 좀처럼 보이지 않다가 겨울이면 올레길을 비롯하여 곶자왈 주변, 하천이나 농경지, 철새도래지 탐방로에서 쉽게 관찰된다. 보통 숲 가장자리에 키 작은 나뭇가지나 돌담에 앉아 있을 때가 많으며, 당근 밭담이나 마을로 들어가는 올레 돌담에 앉아 있는 모습이 아주 정겹다.

육지부에서는 인가 주변이나 사찰에서도 흔하게 번식하는 장면이 보이나, 제주에서는 마을 주변이나 저지대에서 보이지 않고 한라산 1700고지인 윗세오름까지 올라가 번식한다. 제주의 상징인 큰오색딱다구리도 겨울에는 신산공원이나 한라수목원까지 내려온다.

저어새나 황새와 같은 희귀 철새들의 방문도 중요하지만, 딱새나 큰오색딱다구리와 같은 텃새들이 불안에 떨지 않기 위해 어느 한 곳이 단절되거나 함정이 생기지 않는 자연을 지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제주의 해안조간대와 곶자왈에서 한라산까지 생물자원의 피난처가 될 수 있다.

숱한 세월을 보내면서 제주 사람들은 딱새처럼 바다에서 백록담까지 마당을 다니듯 곳곳에 독특한 문화를 남겼다. 바다와 해안조간대에서의 물질과 해조류 채취 공동 작업, 농경지와 마을에서 이루어지는 수눌음과 조냥정신, 곶자왈 그리고 오름과 한라산에서 행해지는 자연치유와 목축, 이 모두가 제주 자연을 지켜내면서 이루어낸 값진 문화유산이다.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영등굿과 해녀문화, 세계농업유산인 제주 밭담, 세계적인 축제로 각인된 들불축제, 그리고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거문오름과 한라산은 제주의 문화아이콘이자 인류의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섬 전체가 자연박물관이자 민속박물관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자연과 민속을 하나 된 존재로 보아 온 선조들의 통찰력이 크게 작용한 덕분이었다. 민속자연사박물관 건립 당시에도 '제주도는 세계에 자랑할 만한 민속 및 자연의 보고이다'라고 명시하면서, 민속자연사박물관의 정체성을 강조하였다.

제주학의 선구자 석주명도 '나비의 학문이라도 깊이 들어가려면 지질학, 생물을 포함하는 박물학도 바라보아야 하며, 더 나아가서는 박물학에 상대되는 물리, 화학도 최소한도로는 알아야 자기의 나비의 학문을 자연과학의 계통에 갖다 맞출 수가 있다. 동시에 Natural History(자연역사 즉 박물학)에 또 한 번으로 상대되는 Human History(인문역사 즉 협의의 역사)에도 손이 뻗어야 인생과의 관계에까지 가져가서, 철학적 경지에 들어가 비로소, 나비의 학문도 계통이 서게 되는 것이다'라고 밝히면서 제주의 자연과 민속 문화를 통섭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남북은 올해 9월 정상회담에서 철도 착공식 연내 개최를 합의한 후, 이달 중에 공동조사를 끝내고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다. 분단 70년 만에 남북 철도 착공식을 계기로, 한반도는 평화와 번영의 상징으로 크게 도약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평화의 상징은 물론 자연과 문화 그리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지향하는 세계 중심으로 우뚝 서야 하며, 그 중심에 민속자연사박물관도 당당해야 한다.

지난 1978년 12월 딱새를 모시고 착공식을 가진 민속자연사박물관이 불과 40년 만에 민속과 자연사가 딱한 처지에 놓일까 걱정이다. 착공식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 날의 역사가 이어지길 염원하는 행사이다. 남북 철도 착공식이 이루어지는 날에, '민속'과 '자연사'도 하나 된 마음으로 함께 기뻐하길 기대해본다. <김완병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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