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문화예술거리 빈점포 사업 건물주만 살렸다?

제주시 문화예술거리 빈점포 사업 건물주만 살렸다?
2014년부터 사업 시작… 삼도2동 13동 16팀 입주
  • 입력 : 2018. 12.02(일) 19: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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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빈점포 임대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옛 제주대병원 앞 거리. 현재 13개동에 16팀이 입주해있다. 진선희기자

내년 5년 사업 완료 앞둬 입주예술인 반응은 냉랭
"임대료 지원만 하고 생색… 대부분 자생력 확보 안돼"


제주시 삼도2동 일명 문화예술의 거리 빈점포 임대사업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업은 옛 제주대병원 일대 빈점포와 빈집을 대상으로 2014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출발했다. 제주시가 빈점포 등을 직접 임대해 예술인들에게 창작활동 공간이나 작품 판매 장소 등으로 제공함으로써 원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다. 현재 13개 건물에 16명(팀)이 입주해있는데 이에 따른 올해 빈점포 임차료는 1억10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2019년 완료 예정인 이 사업의 지속 여부를 둘러싸고 이견이 나오고 있다. 현행대로라면 입주예술인보다는 건물주만 좋은 사업이라는 주장 때문이다.

이 사업이 첫발을 뗄 무렵엔 건물주는 도심 공동화로 오랜 기간 방치됐던 공간을 빌려줘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입주 예술인들은 창작·판매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을 기대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지만 입주예술인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간극이 생겨나고 있다.

5개년 사업이지만 입주 시기도 제각각이다. 사업이 시작된 2014년 5월 입주한 예술인은 4명에 불과하다. 사업의 연속성이나 정기적 평가에 따른 확대 보다는 빈점포 임대 상황에 따라 2~3명씩 늘어난 사례가 많았다. 사업 1년을 남겨놓은 지난 8월에도 1명이 새로 입주했다.

2019년 사업이 마무리된 뒤 제주시의 구상처럼 입주예술인들이 자체적으로 해당 점포를 임대해 공간 운영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동안 빈점포 사업 지역의 임대료가 상승한데다 자생력을 확보할 정도의 거리 활성화와 방문객 유인이 이루어지지 못한 탓이다. 일각에서는 제주시가 사업에 대한 비전 없이 단일 행사비 정도의 임대료 지원으로 생색만 낸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5년차 입주예술인은 "도심 창작공간이어서 이름이 알려지고 강의나 전시 기회가 늘어난 점은 감사하지만 임대료를 마련할 정도는 아니다"면서 "빈점포 사업 구간이 짧고 행인들의 눈에 띄기 쉬운 1층 입주가 적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입주예술인으로 구성된 '원도심 입주작가협의회'의 관계자는 "임대료는 안내지만 관리비 부담이 적지 않다"며 "빈점포 임대료 지원으로 끝날 게 아니라 제주시 문화도시 공모 사업 등으로 외부와 만나는 입주예술인 프로그램을 고정화하는 등 적극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관계자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며 재입주가 안되었던 사례는 이 사업에 대한 지역주민의 이해도가 어떤지 보여준다"는 말도 했다.

이에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입주작가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업에 반영하고 있다"며 "시즌 2를 어떻게 이어갈지, 아니면 종료할지 등은 내년에 사업 전반에 대한 외부 진단을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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