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위기에도 관광예산은 줄고 부실

제주관광 위기에도 관광예산은 줄고 부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 27일 제주도 예산안 심사
이승아 "예산 확보 노력 않고 대행사업 정산만"
양영식 "행정의 외주화 증가하면 인원 감축을"
  • 입력 : 2018. 11.27(화) 19:03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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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 양영식-이승아 의원.

제주특별자치도가 사드 여파와 오버투어리즘 등의 문제로 내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관광정책 분야 예산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이경용)는 27일 제366회 제2차 정례회 중 제4차 회의를 열어 제주도 관광국 등에 대한 예산안을 심의했다.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오라동)은 "2019년 제주도 문화 예산은 80억원 증액한 1022억원을 편성했지만 관광 분야는 관광진흥기금까지 포함해야 840억 규모로 문화국의 82.2% 수준에 불과하다"며 "일반회계가 217억원 감액되고 관광진흥기금이 321억원 증액돼 전체 104억원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관광정책과만 보면 일반회계와 기금을 합쳐도 56억원 정도이다.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관광공사 184억원, 관광협회 136억원, 제주시 관광진흥과 107억원, 서귀포시 관광진흥과 66억원과 비교하면 제주도 관광정책과 예산이 제일 적다"며 "이는 관광국이 예산 확보 노력은 하지 않고, 기금을 편성하면서 대부분 공기관대행과 민간이전사업으로 넘겨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관광정책과는 정산하는 일만 하겠다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연동갑)은 "오버투어리즘과 내국인 관광객 급감 등 제주관광이 위중한 상황을 맞았지만 관광국 예산이 전년 대비 무려 64.3%나 감액된 것을 보면 과연 고민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관광진흥기금은 성격상 제한적으로 적재적소에 투입돼야 하지만 관광국 예산은 일반회계 31.7%, 기금 68.3%로 기형적"이라고 비판했다.

 양 의원은 이어 "관광진흥기금은 이미 확보된 예산이므로 일반회계 비중의 감소는 전체 관광국 예산의 감소이고, 결국 관광국 예산 확보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관광국 신설 이후 기금 예산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행정의 외주화가 증가하면 행정의 인원도 감축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강민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원희룡 제주도정 출범 후 5년 만에 관광공사와 관광협회 예산이 2배 가까이 늘었다"며 "예산이 많아지면서 사업도 많아지고, 일을 대행하려면 인력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 관광공사는 30억원, 관광협회는 10억7500만원의 운영비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이어 "아직도 자립을 못하고 있는 이 두 기관은 늘어난 사업을 처리하기 위해 인력을 충원하고,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예산을 늘려달라고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이들 기관별로 유사한 사업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광국이나 유관기관이나 창의적인 일보다는 서류 정리하고 정산하느라 바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문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1·이도1·건입동)은 "도지사 공약사업을 위한 6200억원과 버스준공영제,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제주도 전체 예산에서 민간경상보조사업들이 대부분 전년비 10% 삭감됐다"며 "이 때문에 관광 분야 예산을 일반회계에서 대폭 삭감하고, 관광진흥기금으로 모두 편성한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호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2동갑)은 "관광이 위기라면 예산을 투자해야 하느냐, 감소시켜야 하느냐. 일을 하려면 기금보다는 일반회계에서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며 "원희룡 도지사가 시정연설을 통해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면 예산을 더 집행하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고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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