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갈등 강정마을주민 정신건강 '적신호'

장기간 갈등 강정마을주민 정신건강 '적신호'
강정마을 713명 분석.. PTSD·우울증상군 비율 높아
PTSD 증상군 30%… 제주 평생유병률 3.8%와 대조
최근 한달 간 자살생각을 한 경우도 매우 높은 수준
  • 입력 : 2018. 11.21(수) 10:58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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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시행한 건강조사 결과 응답자의 30%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군으로 조사됐다. 제주에서 평생을 살아가면서 PTSD를 앓게 될 확률이 100명 중 3.8명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21일 제주특별자치도와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만 20세 이상 강정마을주민 1918명을 대상으로 건강행태, 정신건강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건강조사가 처음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에 응한 713명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자의 30%가 PTSD 증상군으로, 12.8%가 우울증상군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 시행된 정신건강실태조사결과 전국의 PTSD 평생 유병률은 1.5%, 일년 유병률(1년 동안 병에 걸린 사람의 비율) 0.5%로 나타났던 것과 대조된다. 지난 2015년 실시된 제주특별자치도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에서도 PTSD의 평생유병률은 3.8%로 조사됐다.

 강정주민 중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군은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으며, 사회적 지지를 잘못 받고 있고 자살경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돼 의료지원 및 심리지원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조사결과 최근 한 달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던 경우도 20.3%나 됐다. 지난 2013년 실시된 국민건강영향조사에서 전국 자살생각률이 4.6%로 조사됐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조사대상자들의 심리상태는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 이전과 이후의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 이후 심리상태가 부정적으로 변했고 그 요인으로 1순위 지역주민 간 갈등 46.7%, 2순위 지역 환경변화 24.5%, 3순의 정서적 어려움 19.5% 순으로 조사됐다.

 항건설 이후 가족관계 스트레스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경우는 176명(25.2%) 이었고, 스트레스 정도에 대해서는 46.2%가 '약간 있다', 19.7%가 '극심하다'고 보고했다.

 대인관계 스트레스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경우도 350명(49.9%)으로, 스트레스 정도는 '약간 있다' 41.2%, '상당히 있다' 38.6%, '극심하다' 17.3% 였다.

 응답자들은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1순위 방법으로 '마을공동체회복프로그램' 23.7%, 2순위 '마을환경개선' 26.2%, 3순위 '마을단체 경제적 지원' 11.10%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강정마을주민의 건강지원 및 심리지원 사업을 실시해 마을공동체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신건강 증상이 있는 주민들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개별상담 연계로 정신건강 상담료 및 의료비 지원,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맞춤형 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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