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소멸(消滅)위기언어

[열린마당] 소멸(消滅)위기언어
  • 입력 : 2018. 11.20(화) 00:00
  • 김경섭 수습 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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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위기언어란 하나의 언어가 그 배경이 되는 국가나 종족의 쇠망으로 다른 언어의 침투에 밀려서 사용인구가 격감하여 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있는 언어다.

소위 제주어가 그러한 언어로 그것도 소멸직전에 있다는 것인데, 한국어와 제주방언의 관계를 잘 아는 언어학자는 아마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한 국어의 내부의 일부 방언마다 그렇게 지정되는 일은 잘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만난 한 미국인 교수는 소위 제주어가 한국어의 방언에 속한다는 것을 몰랐던 모양이다. 물론 일본의 오키나와의 어떤 섬의 언어가 그렇게 지정된 일은 있지만 그것은 그 언어도 특이하지만 그 섬에 살던 사람들이 섬 밖으로 나가버려서 그 섬의 방언 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소위 제주어는 제주도라는 국가적 행정체제가 건재하고 불의의 천재지변이 없는 한, 도민들이 여전한 생활을 계속할 것이기에 소멸의 일은 없다. 다만 제주방언의 처지에서 말하면 다른 언어의 유입이 심해서 그 고유성이 상하고 있어서 그 활성화와 보전책을 보다 건실하게 강구할 일이다. (제주방언과 제주어는 다른 개념임을 유의할 것)

다른 육지방언도 급속한 개발과 도시화로 그 일부가 마을과 함께 사라지기도 한다. 경상도방언은 신라어, 전라·충청방언은 백제어, 개성 이북은 고려어·고구려어의 배경(제주방언을 탐라어)을 지니며 제주방언에 못지 않은 옛말의 흔적과 자료성을 지닌다. 그럼에도 그들 언어가 소멸위기언어라고 하지 않는다.

이젠 더욱 제주방언의 연구에 힘쏟아 다른 방언과 비교가 안 되는 독자성과 귀중성을 찾아내야 한다.

끝으로, 언어와 조례와는 차원이 다르니 방언과 그 문화를 규정으로 좌지우지할 수 없다.

<김공칠 전 제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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