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하는 무덤, 존재하는 제주4·3의 기억

부재하는 무덤, 존재하는 제주4·3의 기억
이승수 개인전 '헛묘' 11월 21~30일 거인의 정원
4·3 현장답사 풍경들… 헛묘의 상징성과 위로 담아
  • 입력 : 2018. 11.19(월) 19:31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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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의 '레드아일랜드 2018'.

제주4·3 유적지를 돌아본 작가는 그 잔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사라진 마을, 시신을 찾지 못해 옷가지 등을 묻은 헛묘, 총탄을 피해 숨어 지내야 했던 동굴, 그 시절을 건너온 물항아리와 무쇠솥…. 4·3미술제에 참여하며 그가 현장 답사에서 만난 풍경들은 역사 속 인간의 모습을 일깨웠다.

이달 21일부터 갤러리카페 거인의정원(제주시 대원길 58)에서 '헛묘'란 제목으로 개인전을 여는 이승수 작가다. 해녀 소재 설치 조각으로 잘 알려진 이 작가는 이번에 연구자의 태도로 4·3을 기록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가족 구성원 안에서 풀어본 각기 다른 세대가 안은 4·3의 기억, 오늘날 바라본 4·3 등을 담아냈다.

그는 "주검의 실체는 없으나 무덤의 주인이 입었던 옷가지나 사물들을 넣어둠으로써 부재를 통해 실존으로 대치하고 있는 헛묘의 상징성에 주목했다"며 "4·3의 기록, 주변인들의 증언이라는 부재를 통해 존재를 기억하고 위로하는 현실을 짚고 싶었다"고 했다.

이 작가는 제주도 미술대전 대상(2001), MBC 한국구상 조각대전 대상(2004), 제주청년작가전 우수작가상(2007), 초계청년미술상(2011)을 수상했다. 최근엔 오랜 시간과 공간의 흔적이 담긴 자연물이나 인공물을 발굴하듯 찾아내 그 기억의 의미를 좇는 조소 설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시는 이달 30일까지. 24일 오후 5시에는 문성호, 홍조가 출연해 작가와 싱어송라이터가 만나는 토크콘서트를 펼친다. 문의 064)720-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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