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왜 나한테만 박한 기준 들이대"

원희룡 "왜 나한테만 박한 기준 들이대"
김희현 의원 "선거 직전 사직 9명 재채용… 있을 수 있는 일?"
원 지사 "직업공무원 아닌 어공… 서울시는 거의 100명" 반박
  • 입력 : 2018. 11.16(금) 13:38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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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6일 제366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중 제2차 본회의에서 김희현 의원의 도정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에서 개방형 직위 공모를 가장한 선거공신 회전문 인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다른 지자체 사례를 거론하며 자신에게만 박한 기준을 들이댄다고 반박했다.

 김희현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2동을)은 16일 제366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도정질문 첫 주자로 나와 6·13 지방선거 직전에 사직했지만 선거 후에는 개방형 직위 공모제도를 통해 다시 대거 채용된 원희룡 지사의 측근들에 대한 채용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김 의원은 "지방선거 결과 평가가 있었고, 지난 임시회에서 질의할 때 지사는 정무직 판단을 함께하는 사람과 다시 공직을 수행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일면 동의하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민선 7기에서는 정책보좌관실을 꾸리지 않았지만 개방형 직위로 선거공신을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준비한 PPT 자료를 보여주면서 "지방선거 직전인 2018년 2월부터 5월 사이에 9명이 사직을 했다가 선거가 끝나고 7월부터 재임용됐다"며 "총무과, 서울본부 5명, 공보관실, 제주연구원 등에 근무하던 직원들이 선거 전에 그만 두고 선거 후 다시 채용됐다.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진작부터 말한 것처럼 정무직 보좌관은 최소한도로 필요하다"며 "공보관과 서울본부 보좌진들은 저와 진퇴를 함께하는 최소한의 인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답변하지 않고 다른 말만 하고 있다. 공보관은 인정하지만 나머지는 6급이다. 어떻게 정무직이냐"며 "서울본부 9명 중 선거기간에 5명이 그만 둔 게 말이 되느냐. 선거 때문에 서울본부에서 채용한 것이냐. 9명 중에 5명이 그만 둔게 맞다고 생각하느냐"고 추궁했다.

 계속된 김 의원의 추궁에 원 지사는 "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친구들은 직업 공무원이 아니다. 모두 저의 보좌관이었거나 다른 국회의원의 보좌관이었고, 국회 협상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도정질문 내용에는 답변하지 않고 다른 쪽만 얘기하고 있다. 9명 근무 중 5명이 그만뒀는데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 문제"라며 "7월부터 공모했는데 어떻게 이들이 다 임용됐느냐"고 물었다.

 이에 원 지사는 "직업 공무원들이 그렇게 되면 문제가 있겠지만 이들은 직업공무원이 아니라 소위 말하는 어공"이라며 "다른 지자체나 청와대나 모든 선출직 정무직 수장들의 참모조직 운영사례를 보면 제주는 전국 최소 사례"라고 응수했다.

 원 지사의 계속된 반박에 김 의원은 "참내 세상에 그런 답변이 어디 있느냐. 억지 부리지 마라. 공무원은 공무원이고 선거 끝나서 공모를 진행했는데, 하필 이 사람들이 다 임용됐다"며 "선거를 위해 그만 두게 했다가 다시 채용해놓고 공무원이 아니라고 하느냐. 사적으로 이용해서 다시 고용한 것은 재정경비와 시간 낭비"라고 질타했다.

 원 지사는 "서울시는 비슷한 성격의 공무원들이 거의 100명이다. 왜 제주도지사에 대해서만 박한 기준을 들이대느냐. 다른 지자체를 보라"며 "최소한의 정무직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지적하면 어떤 자리를 운영할 수 있겠느냐"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김 의원은 "선거 전에 그만 두고 선거 후 채용한 걸 문제 삼는 것이다. 공무원들이 지사의 수족도 아니고 개인이 돈 주는 것도 아닌데 자꾸 아니라고 한다"며 "사과도 안할 것 같고, 반성해야 지방자치가 이뤄진다. 변명은 그만 하라"고 선거공신 채용 문제에 대한 논쟁을 마무리했다.

 이어 도정질문에 나선 현길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조천읍)도 "저도 짧은 시간 어공에 몸 담았던 어공 출신이지만 원희룡 제주도정은 세련되지 못한 것 같다"며 "어떻게 정무적 판단들을 그렇게 무디게 하느냐"고 김 의원의 비판을 거들었다.

 현 의원은 "나왔던 자리에 다시 들어가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어공들은 주군을 위해서 과감하게 자리를 비켜줄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며 "지사의 앞길을 위해서도 계속 새사람을 수혈해야 한다. 썼던 사람을 또 쓰니까 선거용이라는 오해를 부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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