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FA 시장 개장…닫힌 지갑 열릴까

프로야구 FA 시장 개장…닫힌 지갑 열릴까
FA 자격 취득 선수 17일 공시…20일부터 전 구단과 협상 시작
경기 침체로 각 구단 거액 투자보다 자체 선수 육성 집중 추세
  • 입력 : 2018. 11.16(금) 11:15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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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린다.

 KBO 사무국은 해마다 한국시리즈 종료 후 5일 이내에 당해 연도 FA 자격 취득 선수를 공시한다는 야구규약에 따라 17일 FA 자격자 명단을 공시한다.

 FA로 공시된 선수는 이틀 내인 19일까지 KBO 총재에게 FA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하고, KBO 사무국은 FA 신청서 제출 마감 다음 날인 20일 FA 승인 선수를 공시한다.

 2017년 1월 개정된 규약대로 FA는 FA 선수로 승인 공시된 다음 날부터 모든 구단과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 있다.

 최대어로 꼽히는 양의지(두산 베어스)를 필두로 한국시리즈 우승팀 SK 와이번스의 최정·이재원, LG 트윈스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 넥센 히어로즈의 핫코너를 책임진 김민성 등이 FA 시장에 나온다.

 올해 FA 시장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경기 침체로 각 구단이 지갑을 굳게 닫았다는 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공인을 받은 대리인(에이전트)가 올해부터 FA 협상에서 선수를 대신해 본격적으로 구단과 협상한다는 점이다.

 좋지 못한 경제 상황으로 모기업의 화끈한 지원을 받기 어려운 각 구단은 거액 투자보다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우승을 위한 외부 FA 영입보다 선수 육성을 강조하는 구단이 느는 것도 이런 경향을 보여준다.

  역대 FA 계약 규모 1∼3위 기록이 2016∼2017년에 작성됐지만, 불과 1년 사이에FA 시장은 꽁꽁 얼어붙을 조짐이다.

 이대호(36)가 2017년 롯데 자이언츠와 4년 총액 150억원에 계약해 계약 규모 1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김현수(30)가 작년에 LG 트윈스와 4년 115억원에 사인해 계약 규모 순위 2위에 자리했고, 2016년 KIA 타이거즈와 4년 100억원에 계약한 최형우(35)가 3위를 달린다.

 경제가 호전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이상 세 선수처럼 100억원대 잭팟 계약이 올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야구팬에게 더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로 10개 구단이 합의함에 따라 이젠 이면 계약도 못 한다.

 구단들은 FA 계약, 외국인 선수 계약에서 이면 계약이 드러나면 계약 무효와 함께 해당 선수는 1년간 못 뛰고, 해당 구단엔 10억원의 벌금과 함께 신인 1차 지명권박탈로 중징계하기로 뜻을 모았다.

 FA 몸값 상한선을 둘러싸고 10개 구단과 프로야구선수협회가 힘을 겨뤘고 이 와중에 감정마저 상해 구단이 큰돈을 쓰지 않을 가능성도 생겼다.

 KBO 사무국과 각 구단은 FA 상한액을 4년 총액 80억원으로 묶는 내용을 골자로 한 FA 제도 개선안을 선수협회에 제시했지만, 선수협회는 FA 상한액 제도는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결국 FA 제도 개선안 자체가 백지화했다.

 FA 제도 개선책을 논의하던 와중에 선수협회가 KBO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법률 위반으로 신고한 것에 구단들은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삭풍이 부는 시장 분위기에서 에이전트가 과연 구단의 닫힌 지갑을 열 수 있을지 시선을 끈다.

 선수들은 직접 구단 최고위층과 만나 FA 협상을 하던 과거와 달리 협상장에 나서지 않고도 대리인을 내세워 조건을 조율할 수 있다.

 '공정가'에서 얼마를 더 받아내느냐에 따라 에이전트의 실력이 좌우된다. 이는 에이전트를 선임한 다른 선수들의 일반 연봉 협상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집토끼'를 놓치지 않으려는 구단의 노력도 벌써 시작됐다.

 차명석 LG 단장은 13일 일본 마무리 훈련지로 떠나기 전 박용택과 이틀 연속 저녁을 들며 예우를 약속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 제시보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은퇴 후 LG에서 지도자를 하고 해외 연수를 떠날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도 당장 최정, 이재원과의 협상에 착수한다.

 SK 단장에서 감독으로 이동한 염경엽 감독은 "내가 단장일 때 최정과 이재원을 꼭 붙잡기로 이미 결정을 내렸다"며 두 선수의 잔류가 제7대 SK 감독으로 부임한 자신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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