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결혼식 축의금-피로연비용 전국의 2배

제주 결혼식 축의금-피로연비용 전국의 2배
제주여성가족연구원, 결혼문화 실태조사 연구
피로연비용 1486만원-"겹부조 부담" 80.5%
축의금 규모 부모 3020만원-자녀 1297만원
  • 입력 : 2018. 11.15(목) 11:18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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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의 결혼식 하객 수가 전국 평균보다 1.8배, 축의금 규모는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결혼 총 비용은 전국보다 낮았지만 결혼식 피로연 비용은 전국 평균의 2배에 달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원장 이은희)은 제주지역 결혼비용과 문화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주지역 결혼문화 실태조사 연구'(연구 책임자 정여진 선임연구위원)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조사는 제주지역에서 최근 3년 이내 결혼한 신랑과 신부, 3년 이내 결혼한 자녀를 둔 혼주를 포함해 총 5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제주의 결혼비용은 신혼주택 1억4189만원, 결혼식 1949만원, 혼수 1379만원, 예단 1018만원, 신혼여행 568만7000원, 예물 597만원으로 집계됐다. 신혼주택 마련 비용이 전국에 비해 2600만원 정도 낮아 제주지역 결혼 총비용도 1억9701만원으로 전국(2억2974만원)보다 3000만원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주지역 결혼식 비용은 평균 1948만7000원으로 전국(1617만원)보다 높게 조사됐다. 또한 결혼식 당일 피로연 비용은 1486만2000원으로 전국(573만8000원)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결혼비용 세대별 부담 조사 결과 부모(8023만원)가 자녀(4403만원)의 평균 2배 가량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비용 성별 분담률은 신랑측이 신혼주택의 주부담자(66.5%)였으며, 신부측은 혼수의 주부담자(68.1%)였다.

 제주지역 결혼식 하객은 평균 474명으로 전국(264명)에 비해 1.8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축의금 규모는 부모 3020만원과 자녀 1297만원으로 총 4317만원으로 조사돼 전국(1766만원)에 비해 2.4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축의금 부담에 관한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결혼 축의금에 대해서는 69.8%, 겹부조에 대해서는 80.5%가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결혼 축의금은 84.6%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겹부조는 불필요하다는 응답이 71.3%로 더 높게 나타났다.

 제주지역 결혼문화의 문제점을 조사한 결과 '친구 피로연에서의 성적인 놀이문화(85.3%)', '겹부조(79.2%)', '하루종일 음식을 접대하는 피로연(67.0%)', '답례품 지급(60.4%)' 순으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결혼방식은 '실속있고(94.9%)', '당사자 주도(84.8%)', '2~3시간 이내 피로연(68.1%)', '100인 미만 소규모 결혼식(65.3%)'으로 조사됐다.

 정여진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결과는 제주사회가 기존 가치와의 충돌에도 불구하고 결혼문화 개선에 관한 사회적 인식이 어느 정도 확대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또한 결혼관련 정책에 대한 조사 결과 작은 결혼식 관련 정책은 들어본 경험이 없는 비율(77.2%)이 전국(51.9%)보다 25.3%p나 높게 나타나 정책 홍보가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작은 결혼식의 가장 중요한 요소에 관한 조사 결과는 '결혼당사자 의견 중심(37.8%)'과 '결혼의 의미 살리기(24.8%)'와 같은 본질적인 요소들이 '저비용(23.6%)', '예물, 예단 간소화(12.7%)'와 같은 경제적인 요소들보다 중요하게 나타났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신랑 측의 신혼집 마련 부담 의무에 대해서 응답자들은 동의하지 않는 비율(60.8%)이 더 높게 나타났고, '결혼비용을 신랑과 신부가 동등하게 부담해야 한다'에는 대부분 동의(90.0%)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러나 이러한 인식과 실제 이행과는 상당히 다르게 나타나 결혼준비 단계에서부터 인식 개선을 통한 합리적인 결혼문화 조성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주지역 결혼문화의 호화·사치 풍조의 원인과 결혼문화의 문제점으로 '남들만큼' 해야 한다는 체면문화(48.7%)와 인식(30.5%)이 지적됐지만 실제로는 결혼식 장소를 선택하는 기준이 경제성이나 편리성보다는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더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의 결혼문화에 대한 인식은 새로운 가치변화에 대해 동의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외부의 시선과 체면문화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제주의 환경적 가치를 활용한 오름, 바당, 숲 등 다양한 결혼식 장소 및 협력업체 발굴 지원 ▷제주지역 특성을 반영한 주택정책 수립·홍보 ▷제주 결혼포털 사이트 구축 및 결혼 멘토단 운영 ▷작은 결혼식 모델 개발 및 활성화 시스템 구축 ▷웨딩 박람회 정례화 및 활성화 ▷합리적 결혼문화 진작을 위한 인식 개선 등의 정책방안을 제안했다.

 이은희 제주여성가족연구원장은 "본 연구는 제주지역 결혼비용에 대한 지역사회의 첫 번째 실태조사로, 이를 근거로 합리적인 결혼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이 다각적으로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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