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차산업 공모사업, 무산될까 우려된다

[사설] 6차산업 공모사업, 무산될까 우려된다
  • 입력 : 2018. 11.08(목)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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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산업은 1차산업인 농수산업과 2차산업인 제조업, 그리고 3차산업인 서비스업이 복합된 산업을 말한다. 농산물만 생산(1차)하던 농가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가공(2차)하고, 나아가 체험프로그램 등 서비스업(3차)으로 확대하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 한마디로 농가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6차산업이 이렇게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생산자단체나 영농조합법인, 향토기업들은 관련사업에 선뜻 나서지 않아 걱정이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기능성이 풍부한 제주풋귤과 월동무를 식품 소재로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부 공모사업에 뽑혀 추진중인 6차산업화사업에 응모자가 없어 난항을 겪고 있다. '제주풋귤히든밸류6차산업화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으로 2017년 향토산업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 4년간 총 30억원을 들여 산학연이 참여해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담당할 사업단(15억원)을 꾸리고, 풋귤 가공공장과 장비를 구축(15억원)해야 한다. 하지만 사업단은 지난해 구성됐지만 가공공장과 장비를 구축할 자본보조사업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9차례 공모에도 희망업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본보조사업자는 총 6억원의 자부담과 사업장 부지가 확보된 경우에만 지원이 가능하다. 이달중 10차 공모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사업자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제주풋귤을 고기능성 식품 소재 등으로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사업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풋귤사업만이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2021년까지 총 30억원이 투입될 '제주월동무 가공 및 브랜드 육성사업'도 마찬가지다. 지난 5일까지 진행한 자본보조사업자 공모에 한 명도 없어 추가공모를 해야 할 상황이다. 정부의 향토산업 육성사업에 선정됐지만 겉돌면서 애써 확보한 중앙 공모사업이 자칫 무산될 우려마저 낳고 있다.

그렇다면 서귀포시는 이 공모사업의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풋귤사업의 경우 그동안 9차례나 자본보조사업자를 공모했는데도 희망업체가 없다면 분명 꺼리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자본보조사업자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업장 부지도 확보해야 하는데다 자부담도 만만찮다. 때문에 사업 취지가 좋더라도 그런 부담을 안고 국비보조사업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제품의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지원하는 사업단 운영도 보조사업기간과 같아 그 이후 안정적인 경영에 대한 부담 역시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6차산업이 순항할 수 있도록 일정기간 지원시스템 구축 등 다각도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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