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日강제징용 피해자 집단소송 본격화

제주 日강제징용 피해자 집단소송 본격화
7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집단소송 설명회
1004명 집단소송 추진… 제주선 111명 참가
  • 입력 : 2018. 11.07(수) 16:23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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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미래컨벤션센터에서 '일제강제 징용피해자 집단소송 설명회'에서 제주 강제동원 피해자 강공남 할아버지가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대법원이 배상 확정 판결을 내린 가운데 제주에서 추가 소송을 진행하기 위한 설명회가 열렸다. 제주는 태평양전쟁 말기 '결7호 작전'이 진행돼 해안부터 한라산 중턱까지 진지동굴과 비행기 격납고, 지하벙커 건설 등에 수 많은 도민들이 강제로 동원된 곳이다.

 (사)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자 연합회 제주본부 유족회는 7일 오후 미래컨벤션센터에서 '일제강제 징용피해자 집단소송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미쓰비씨중공업, 요코하마 고무, 닛산 등 70개 일본 전범기업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1004명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 과정을 설명하고, 소송에 참여하고 싶은 제주지역 피해자와 유족을 모집했다. 7일 현재까지 제주에서는 111명(생존자 7명·유족 104명)이 이 소송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날 증언에 나선 제주시 한경면 조수1리 출신 강공남(90) 할아버지는 "우리 마을에서는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이나 현재의 제주공항인 정뜨르 비행장 건설에 동원됐다. 당시 나는 17살 미성년자라 동원 대상이 아니었지만, 아버지가 농번기 때문에 바빠 대신 노역에 나가게 됐다"며 "알뜨르 비행장에선 삽으로 땅을 파내는 격납고 건설, 정뜨르 비행장에서는 흙을 퍼 나르는 확장 공사에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할아버지는 "강제노역에서 나오는 끼니는 쌀이 조금 섞인 콩밥만 나와서 집을 나설 때 어머니가 챙겨주신 미숫가루로 배고픔을 달랬다"며 "강제노역은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5년까지 이어졌고, 마지막에는 폭탄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일을 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사)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자 연합회는 이번 설명회를 계기로 전국에 있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규합해 집단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달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 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으며, 제주에서는 이러한 강제징용 피해자가 75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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