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장기미집행 예산 95%가 도로 매입

400억 장기미집행 예산 95%가 도로 매입
전체 475억원 가운데 450억원 도로에 투입
도시공원 매입은 고작 25억원에 머물러
환경운동연합 "도로→공원 우선순위 바꿔야"
  • 입력 : 2018. 11.07(수) 12:01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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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백억원에 달하는 '제주도 장기미집행 특별회계 예산'이 대부분 도로 부지 매입에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지난해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대지 등 보상 및 기반시설 특별회계(이하 장기미집행 특별회계)'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예산이 장기미집행 도로계획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7일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미집행 특별회계로 편성된 금액은 제주시 약 242억원, 서귀포시 약 233억원 등이다. 이 가운데 장기미집행 도로 부지 매입에 지출된 금액은 제주시 227억원, 서귀포시 223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95% 가량이 투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도시공원부지 매입 비율은 턱없이 낮았다. 제주시가 남조봉공원 매입에 15억원, 서귀포시는 삼매봉공원 매입에 10억원을 지출한 것이 전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주환경운동연합 장기미집행 특별회계 예산의 우선순위를 도로가 아닌 공원에 집중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기미집행 도로의 경우 도로계획이 확정됐으나 그에 대한 보상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아직 도로가 개설되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여서 도민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나 혼란이 크지 않은 반면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의 경우 오는 2020년 6월이 되면 도시공원으로써 지위 자체를 상실하기 되면서 개발 압력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가뜩이나 부족한 도심녹지와 주변녹지가 급격히 감소해 도시민의 삶의 질이 크게 후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결국 긴급성으로 따져볼 때 도시공원 매입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미집행 도로에 대해서는 "주민불편이 해소될 수 있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도로건설계획 추진을 일시중단하고, 계획 전반을 면밀히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도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가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중 50여개를 우선순위 집행대상으로 정하기 위한 심의계획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 심의가 몇몇 전문가들에 의해 이뤄진다며 이를 도민사회에 공개하고 공론화를 거쳐 집행대상을 선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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