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첫날… 가격 내린 주유소 북적

유류세 인하 첫날… 가격 내린 주유소 북적
일부 주유소 휘발유·경유 각각 ℓ당 130원·90원 내려 판매
가격 안 내린 주유소도 상당수 "기존 세금 붙은 재고분 남아"
  • 입력 : 2018. 11.06(화) 17:26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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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6일 0시부터 휘발유·경유에 붙는 유류세를 15% 인하하면서 제주지역 일부 주유소들도 보통휘발유를 전날보다 ℓ당 130원, 경유 값을 90원씩 각각 내려 판매하기 시작했다. 강희만 기자

유류세 인하 첫날인 6일 가격을 내린 제주도내 주유소에는 기름을 담으려는 차량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재고 때문에 가격을 내리지 않은 주유소도 여럿 돼 상당수 운전자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당장 체감하지 못했다.

 이날 오전 8시 제주시 오라3동 연삼로의 A주유소에는 아침 출근길에 주유하려는 차량들이 끊임 없이 몰려 왔다. A주유소는 전날 ℓ당 1689원에 판매하던 보통휘발유 값을 이날 0시를 기해 1559원으로 130원 인하했다. 경유는 ℓ당 1559원에서 1469원으로 90원 내렸다.

 A주유소 직원은 "주유하는 차량들이 평소보다 30% 가량 늘어난 것 같다"며 "요 며칠 사이엔 2만~3만원만 주유하는 운전자들이 많았지만 오늘(6일)은 5만원 이상 혹은 가득 주유하는 손님이 대다수였다"고 말했다. 소비자 판매가는 달랐지만 인근에 있는 B주유소도 A주유소처럼 하루 사이 보통휘발유 값을 ℓ당 130원, 경유 값을 90원씩 각각 인하했다.

 정부가 이날 0시부터 휘발유·경유에 붙는 유류세를 15% 인하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정부는 내년 5월 6일까지 6개월간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내내리기로 했다. 유류세 인하는 유가가 급등했던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1500원대' 주유소도 등장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류 가격 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서귀포시 토평동의 한 알뜰주유소는 이날 보통휘발유를 전날보다 ℓ당 150원 인하한 1540원에, 경유의 경우 90원 내린 1410원에 각각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주유소는 여전히 1700원대에 보통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다. 조모(40)씨는 "오늘 출근길에 서귀포시 하원동의 한 주유소에서 ℓ당 1710원에 휘발유를 주유했다"면서 "차에 기름은 다 떨어져 가는데 그 일대를 돌아다녀봐도 전부 1700원대에 판매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기름을 담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일부 주유소가 가격 인하에 나서지 않으면서 이날 오후 5시 기준 제주지역 보통 휘발유의 전체 평균 가격은 1716.42원으로 전날보다 16.64원 내린 것에 그쳤다. 경유는 ℓ당 1498.96원을 기록해 전날보다 58.98원 떨어졌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에도 주유소 별로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는 재고 때문이다. 유류세 인하 전에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사온 주유소 중 상당수가 재고가 남아 있다는 이유로 가격 인하에 동참하지 않았다. 도내 194개 주유소 중 대형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가 한 곳에 불과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직영주유소들은 재고 물량과 상관 없이 이날부터 당장 세율 인하분을 100% 가격에 반영해 기름값을 인하했다.

한국주유소협회 제주지부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정부가 유류세 인하 계획을 발표하자 우리 지부는 각 주유소에 6일까지 재고분이 남지 않도록 정유사로부터 들여오는 기름의 양을 평소보다 줄여달라고 안내했다"며 "지금 기름 값을 인하한 주유소는 재고를 서둘러 처리할 수 있었거나 아니면 재고가 있어도 울며겨자먹기로 판매가를 내린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당장 기름 값을 내리지 못한 주유소라도 가격 경쟁이 심한 업계 특성상 이르면 내일(7일)부터, 늦어도 다음주부턴 가격을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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