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많은 질문 진행중인 문학적 현장"

"제주는 많은 질문 진행중인 문학적 현장"
제2회 제주문학포럼 폐막… 문학 역할·방향성 토론
사전행사·세션 토론서 특정 소설집 잇단 소개는 의아
  • 입력 : 2018. 11.04(일) 18:01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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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제주오리엔탈 호텔에서 '문학의 숨비소리, 제주'란 슬로건 아래 제주문학인 제주포럼이 열리고 있다. 진선희기자

"제주는 문학이 품고 있는 여러 질문들, 이를 테면 노마디즘, 새로운 공동체, 이식문화, 변화와 전통과의 갈등, 자연과 동반하는 삶의 태도, 국토의 경계로서의 위상 등 많은 질문이 진행되고 있는 문학적인 현장이다."

'새의 선물'의 소설가 은희경은 지난 2일 제2회 전국문학인 제주포럼 개막식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늘날 제주를 읽을 수 있는 문학을 통해 불편하고 힘든 실제의 현실을 이겨낼 사유의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문학의 숨비소리 제주'란 슬로건을 내건 포럼을 통해 유배문학, 이동·이주 문학이 다뤄졌고 오래된 주제인 제주문학의 세계화도 이야기됐다. 해양문학인 표류기를 실은 송정규 제주목사의 '해외문견록', 청백리 이약동 제주목사의 '노촌선생실기' 등 제주목민관 문집도 제주문학의 탐구 대상에 올랐다. 포럼은 4일 제주 유배문학 기행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4일 제주 유배문학 기행에서 참가자들이 홍윤애 묘를 답사하고 있다. 사진=전국문학인제주포럼 조직위 제공

제주문화원·제주문인협회·제주작가회의가 제주시 지원을 받아 문학의 역할과 방향성을 고민하는 자리로 기획된 이번 포럼은 제주4·3문학을 넘어 다양한 표정의 제주문학을 살피려는 노력을 보여줬지만 특정 작품집에 논의가 집중된 점은 의아했다. 수도권 출판사에서 기획해 지난 7월 내놓은 제주 소재 소설집이 제주작가회의 주관 사전 행사에 이어 '이동, 이주 그리고 제주문학' 세션에서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지금, 여기 제주문학을 살피려는 의도에 들어맞는 작품이었을까. 이 섬에서 생산되는 작품들이 비평의 그물에 걸릴 수준이 안되거나 창작이라는 바다의 씨가 말라버린 걸까. 그도 아니면 게으른 비평을 탓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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