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수 백명 살린 문형순 서장 흉상 제주에 건립

도민 수 백명 살린 문형순 서장 흉상 제주에 건립
1일 제주지방경찰청에서 제막식 거행
당시 목숨 구한 주민 등 200여명 참석
  • 입력 : 2018. 11.01(목) 16:04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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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경찰청은 1일 이북5도민회와 제주4·3 대정·성산 생존자 및 유가족, 경우회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형순 전 서장 흉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강희만기자

올해 경찰영웅으로 선정된 故 문형순 전 성산포경찰서장의 추모 흉상이 제주지방경찰청에 세워졌다.

 제주지방경찰청은 1일 이북5도민회와 제주4·3 대정·성산 생존자 및 유가족, 경우회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형순 전 서장 흉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문 전 서장은 일제강점기 때 만주일대에서 독립운동을 했고, 광복 뒤에는 경찰에 투신했다. 이후 1949년 모슬포경찰서장으로 있던 당시 좌익 혐의를 받던 주민 100여명을 군경이 처형하려 하자 이들을 자수시켜 훈방시켰고, 이듬해에는 성산포경찰서장으로 있으면서 군 당국의 예비검속자 총살명령에 "부당하므로 불이행"한다며 주민 200여명의 목숨을 구한 공로로 '2018 올해의 경찰영웅'에 선정된 바 있다.

 이날 제막식에서 모습을 드러낸 문 전 서장의 흉상은 총 197㎝의 규모로 제작됐으며, 흉상은 청동, 좌대는 화강석으로 이뤄졌다.

 추도사에 나선 강순주(86)씨는 "당신께서 성산포경찰서에 수감된 저를 포함한 죄없는 사람들을 훈방하면서 '너희들은 행운아다. 나에게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 대신 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말을 기억한다"며 "당신의 말씀을 따라 저는 한국전쟁 해병대로 참전했고, 이후에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먼저 배려하는 삶을 살아가려는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지난 25일 백범 기념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경찰의 날 행사에 참석해 문 전 서장의 영웅증을 받은 인물이다.

 이상철 제주경찰청장도 "문 전 서장이 돌아가신 지 반세기가 훌쩍 지나서야 후배 경찰관들이 추모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제막식을 계기로 제주경찰은 도민의 안전과 인권 보호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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